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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지진, 트라우마 치유 서둘러야

부안군에서 4.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600여 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되고 여진도 20여 차례 뒤따랐다. 전북특자도와 부안군 등이 피해 조사와 잔해물 제거, 복구 등에 나섰다. 이상민 행안부장관이 다녀갔고 특별교부금 10억원이 지원됐다. 전북특자도가 요청한 50억원에 한참 못미치는 지원이다.

그러나 피해복구와 정밀조사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있다. 부안군과 인근지역 주민들이 겪고 있는 지진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일이다. 피해주민들은 대부분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 “매일 악몽을 꾼다”, “여진이 또 올까 무섭다”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당시 느꼈던 충격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위한 심리치료 등 안정대책이 시급하다. 2016년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났던 경주의 경우 스트레스성 심장질환이 60%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는 빠른 치유의 필요성을 웅변해 준다. 

충남대 의대팀은 국제학술지 ‘BMC 공중보건' 최근호에 “경주지역 주민의 허혈성 심장질환 평균 발생률은 지진 전만 해도 다른 비교지역보다 3%가량 낮았지만, 지진 후에는 위험비가 최대 58%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진과 여진으로 인한 두려움, 스트레스 등이 교감신경 및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쳐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2017년에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포항시는 지진으로 인해 심리적 고통을 겪는 피해시민들을 치유하기 위해 2019년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은 지진 피해자들에 대한 정서적 지지·심리치료와 함께 ‘지진재난 대응 응급활동 매뉴얼’을 제작했다. 정신적 충격이 정신적 장애 수준에 이르지 않도록 신속히 개입하기 위해서다. 매뉴얼에 따르면 지진 발생 후 24시간에서 1주일 사이를 1단계, 지진 발생 후 1주일에서 한달 기간을 2단계로 설정해 단계별로 구체적인 행동 대응 요령을 설정했다. 

지진 심리치료는 무엇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부안지역에는 대한적십자사가 재해 당일부터 심리회복 지원 등을 하고 있지만 단순 상담 등 초기단계에 그치고 있다. 지진에 따른 정신적 영향과 신체 건강을 보다 면밀하게 살피는 체계적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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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지진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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