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배달 플랫폼 횡포에 '피눈물', 폐업률 증가
지역마다 대형 배달 플랫폼 반발 심리 급증
전북지역 배달 플랫폼도 난항, 매출 절반 '뚝'
대형 플랫폼 대항, 지역 플랫폼 대응책 필요
자영업자들이 대형 배달 플랫폼의 ‘무료배달’ 등 각종 정책에 반발해 이탈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대형 배달 플랫폼에 밀렸던 지역 배달 플랫폼들의 자영업자 가입 유도를 위한 각종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8일 자영업자 162만명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에는 대형 배달 플랫폼의 ‘무료배달’ 정책에 대한 비판성 글 수백 건이 게시된 상태다.
대형 배달 플랫폼들이 무한경쟁에 돌입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배달료 무료 정책이 도입됐는데, 이에 대한 부담이 자영업자들에게 그대로 전가되면서 반발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에는 ‘가게 배달 웃기지도 않다’, ‘무료배달이 시작되고 배달단가 문제가 발생했다’, ‘무료배달의 폐해’ 등 항의성 글이 쏟아지고 있다.
전주지역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모 씨(30대)는 “음식사업의 배달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각종 배달 플랫폼의 횡포가 심해지고 있다”며 “음식 하나를 배달 보내도 배달비 등을 계산하면 남는 건 1000원 꼴이다. 이 상태로 언제까지 장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실제 울산지역에서는 소상공인 500~600명이 배달 플랫폼 중 하나인 ‘배달의 민족’ 집단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울산시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7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이 배달 중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만원 짜리 음식을 하나 주문하면 손에 쥐는 건 겨우 4000원 가량이다. 배달 수수료 등이 과도하다”고 토로했다.
배달 플랫폼들의 수익은 천정부지로 급증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의 민족의 매출은 3조 4155억 원, 영업이익은 6998억 원이 발생했다. 지난 2022년보다 매출은 15.9%, 영업이익은 65%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전국에서 폐업한 음식점의 숫자는 12만 8114곳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는 13만 6145곳이 폐업해 전년 대비 8031곳(13.6%)이나 증가했다.
전북지역의 경우 2021년 음식점 4524곳이 폐업했다. 2022년 폐업한 음식점은 4705곳으로 181곳(7.4%) 가량 폐업 음식점이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 속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덜고 상생을 꾀하기 위해 지자체들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지역 배달 플랫폼은 정체기를 겪고 있다.
전국 최초로 지자체에서 개발한 배달 플랫폼인 군산 ‘배달의 명수’는 지난 2021년 9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청신호가 켜졌지만 이듬해 매출은 52억 원 가량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배달 플랫폼은 현재 3대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 이츠’ 등에 비해 음식 할인, 쿠폰, 배달 시간, 가맹점 수, 음식 리뷰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이러한 상황 속 소비자들은 배달 플랫폼들이 매일같이 지급하는 쿠폰과 인프라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플랫폼들에 대한 반발심이 커진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을 끌어 모으고, 소비자들의 이용 증가를 위한 지역 배달 플랫폼의 다양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배달 시장은 3개 업체가 독과점화 된 상황이다”며 “좀 더 많은 선택이 있을 시 소비자나 자영업자들을 위한 혜택이 커질 수 있다. 지역별로 다양한 배달 플랫폼이 존재하는데, 3개 대형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우량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배달 플랫폼들을 하나의 업체로 통합해 대형업체들과의 경쟁을 이끄는 등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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