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7:18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오피니언

새봄, 농촌의 특별한 일손맞이

image

천군만마(千軍萬馬)다. 올해로 꼭 10년이 됐다. ‘떠나는 농촌’에 든든한 지원군이 들어오기 시작한 지⋯. 남녘의 꽃소식과 함께 우리 농촌에 반가운 손님들이 속속 찾아오고 있다. 부족한 일손을 도울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다. 각 지자체가 공항에서 이들을 인솔해 마련한 환영식에는 지역의 농업 관련 기관장과 농업인단체장들은 물론 지자체장까지 어김없이 참석해 이들을 반기고 있다.

청년이탈과 고령화로 영농기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농도 전북이 요즘 ‘일손맞이’로 분주하다. 고창군이 앞장섰다. 고창군은 올해 2600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배정받았다. 전국에서 가장 많다. 지난달 100여명이 입국해 농가에 배치됐고, 이달에는 1500여명이 들어온다. 멀리서 찾아오는 귀한 일손을 맞기 위해 준비도 철저히 했다. 전국 최초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기숙사를 마련했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관리센터’도 설립했다. 올해는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의 상황에 정통한 계절근로자 전문관을 최대 6명까지 채용해 농가와 근로자 간 원활한 소통을 돕고, 무료 건강검진‧사랑의 옷 기부행사 등 복리증진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제’는 파종·수확기 등 농어업 분야의 계절적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됐다. 그동안 농어촌 인력난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사업은 점차 확대됐다. 그러더니 몇 년 전부터는 국가와 지자체가 오랫동안 공을 들였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그친 인구문제를 적극적인 이민정책으로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도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인구대책의 무게중심이 이민정책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지원 및 이민정책을 전담하는 외국인국제정책과를 신설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지금 농촌에서 외국인 일손을 마냥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크게 늘고는 있지만, 지역별로 배정된 인원 범위에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또 어렵게 구한 근로자들이 무단 이탈해 영농 시기를 놓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게다가 이들의 인건비와 숙식비 등 고용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해 농가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 계절근로제를 농촌 현실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민정책은 지금 지구촌의 ‘뜨거운 감자’다. 세계 곳곳에서 이민자와 난민 유입에 대한 자국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치안 악화 등 심각한 부작용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 인력 확대와 이민 활성화 정책을 놓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이민정책에 대한 논의는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농촌에서는 당장 다른 대안이 없다.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지경이다. 현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이탈 방지와 효율적인 체류 지원 대책이 급하다. 그래서 고창군의 준비된 일손맞이가 더 눈길을 끈다.

/ 김종표 논설위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농촌 #일손맞이 #고창군 #외국인 계절근로자
김종표 kimjp@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