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회 남원 춘향제가 오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남원 광한루원과 요천변 등에서 열린다. 일제 강점기에 남원의 유지들과 지역 국악인들이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춘향의 절개를 이어받기 위해 마련한 춘향제는 1931년 춘향사당을 건립하고 제사를 지내면서 본격 시작됐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축제다. 일제의 암울했던 시절부터 해방과 6·25 전쟁 등 격동의 시기에도 해를 거르지 않고 명맥을 유지해 왔다. 올해는 ‘춘향의 소리, 세상을 열다’라는 주제로 153개의 각종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춘향제는 100주년을 앞두고 있어 다양한 국가와 세대가 참여하는 글로벌 축제로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정체성을 지키며 세계인을 품을 수 있는 축제로 도약했으면 한다.
남원시는 춘향제의 K문화 자산화를 통해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D-20일인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 파크홀에서 ‘제95회 남원 춘향제 프레스 데이’ & ‘춘향 앰버서더 네트워킹 데이’를 개최했다. 제1부 춘향제 프레스 데이는 국악인 오정해의 사회로 춘향제의 역사와 상징성을 소개하는 히스토리 영상과 쇼케이스 공연, ‘조갑녀 전통춤보존회’의 승무, '한복 패션쇼' 등이 큰 호응을 얻었다. 제2부 춘향 앰버서더 네트워킹 데이는 역대 춘향선발대회에서 배출한 춘향 엠버서더(홍보대사) 34명이 참여했다. 이들 행사는 춘행제의 세계화를 위한 홍보뿐 아니라 춘향의 가치 재정립과 춘향다움 등 한국미의 정수를 보여주는데 역점을 뒀다.
남원 춘향제는 그동안 큰 발전을 이뤘지만 행사 주체나 정체성, 영정 봉안, 바가지 요금 등을 둘러싸고 잡음이 없지 않았다. 행사는 관 주도로 개최해 오다 1986년부터 민간 주도로 넘어왔다. 하지만 춘향국악대전의 경우 주도권 다툼에서 비롯된 논란이 법적 싸움으로 확산된 바 있다. 정체성은 춘향의 정절과 국악의 성지로서 남원이 갖는 위상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남원은 송흥록, 박초월, 강도근 등 판소리의 뿌리여서 이를 K문화로 세계화할 수 있는 훌륭한 자산을 갖고 있다. 또 23개 읍면동민들이 참여하는 대동길놀이와 락 페스티벌, 한복 패션쇼 등도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공연으로 발돋움했으면 한다. 남원 춘향제가 전통문화, 공연예술, 놀이 체험 등 특화된 콘텐츠로 일본의 마쓰리(祭)나 유럽의 페스티벌 못지않은 세계적인 축제로 우뚝 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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