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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북형 반할주택, 삶의 출발선을 다시 그린다 - 김형우 전북특별자치도 건설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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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우 전북특별자치도 건설교통국장

“결혼은 꿈도 못 꾸고, 집은 남의 이야기 같다.” 이 말은 청년들 사이에서 흔하게 들리는 체념이 되었다. 높은 집값, 불안정한 일자리, 육아와 교육에 대한 부담은 청년과 신혼부부로 하여금 결혼과 출산을 미루게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 문제를 넘어, 저출생과 지방소멸이라는 심각한 사회구조적 문제로 연결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주거정책으로 ‘전북형 반할주택’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히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층의 경제적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책을 통해 전북에서 새로운 삶의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주거 플랫폼이다.

전북형 반할주택은 2031년까지 총 500세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청년·신혼부부에게 다양한 혜택으로 ‘반할 수밖에 없는 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입주자는 시세의 절반 수준의 임대료로 양질의 주택에 거주할 수 있으며, 최대 5천만 원까지 무이자 보증금 융자, 1자녀 출산 시 월세 전액 감면, 10년 이상 거주 시 우선 분양 기회 제공 등 다양한 실질적 주거비 완화 혜택이 마련돼 있다.

특히 전국 최초로 1자녀 가구까지 월 임대료 전액 감면 혜택을 부여한 점은 기존 다자녀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출산을 계획 중인 신혼부부에게 현실적이고 강력한 유인책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복지 혜택을 넘어 출산과 정착을 동시에 유도하는 지방형 인구정책의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또한 반할주택은 공급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삶의 질을 고려한 주거환경을 설계하고 있다. 아동·여성 친화적 구조, 방범 및 생활안전 요소가 반영된 설계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머무르고 싶은 집’을 구현하고자 하는 정책적 철학을 보여준다. 이는 주거 공간이 단지 거주의 목적을 넘어서, 정주성과 공동체 회복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사업비는 총 1,600억 원 규모이며, 전북도와 전북개발공사가 75%를 공동 부담하고 나머지는 시·군이 분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지당 약 320억 원을 투입해 단지별 100세대 내외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2024년에는 장수군이 최초 대상지로 선정되어 100세대 공급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올해 4월 진행된 공모를 통해 임실군과 남원시가 선정되어 총 2개 단지 200세대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공모방식 또한 체계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인구감소지역 11개 시·군을 대상으로 입지 여건, 생활환경, 수요 적정성, 지자체의 행정·재정적 의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정량·정성 평가 방식을 병행하여 공정성과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물량 경쟁이 아닌,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다.

전북형 반할주택은 주거복지를 넘어,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인구정책의 일환이다. 청년층이 돌아와 정착하고 싶은 공간으로서 전북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고자 하는 실천이다.

앞으로도 전북자치도는 사업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분석·보완하고, 수요자 중심의 주거정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누구나 안정된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곳, 청년이 머물고 싶은 전북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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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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