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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한옥마을 관광케이블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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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가 한옥마을과 아중호수 일대를 지나는 관광 케이블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달 중 사업 타당성 검토용역을 마치고 8월께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총사업비는 900억원 규모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옥마을 인근에서 기린봉과 아중호수를 거쳐 전주 지방정원에 이르는 3㎞ 구간에 탑승장과 지주를 설치하고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게 핵심이다. 

우범기 시장의 3년 전 선거공약인 이 정책은 어디서 나왔을까. 당초 이 정책은 임정엽 전 완주군수의 아이디어였다. 당시 임 군수는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경선에 나서기 위해 복당을 신청했으나 불허되자, 시장 출마를 포기하고 우시장과 정책연합을 선언했다. 이때 임 군수의 선거공약인 케이블카 사업을 받은 것이다. 이후 이 사업은 수면 아래 잠복해 있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부상했다.

그러면 과연 실효성은 있을까. 전주시는 죽은(?) 도시다. 전북의 중추도시이면서도 내놓을만한 생산시설이나 IT 기업 등이 없어 인구가 줄고 활력을 잃은지 오래다. 그동안 한옥마을의 호황으로 버텼으나 이마저도 한계에 달했다. 케이블카 사업은 이러한 쇠락한 도시환경에 새로운 활력소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게 현실이다. 

첫째는 관광수요와 수익성 문제다. 지금 케이블카는 전국적으로 우후죽순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관광용 케이블카(삭도 설비)가 43개에 이른다. 전북에는 무주 덕유산과 정읍 내장산, 대둔산 등 3곳이 운영 중이다. 여기에 지리산과 설악산 등 20여개의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254개의 출렁다리와 함께 지방자치단체마다 열풍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적자 상태다. 한때 대박을 쳤던 경남 통영의 케이블카는 지난해 탑승객 급감으로 39억원의 적자를, 전남 해남 명량해상케이블카는 최근 3년간 148억원의 누적적자를 냈다. 전주의 경우 타당성조사에서 B/C(비용 대비 편익)가 1.1이 나왔다. 통상 이 값이 1.0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현실은 다르다. 

둘째는 역사자원 및 환경 훼손문제다. 동계올림픽이 치러졌던 강원도 가리왕산을 비롯해 곳곳이 환경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주의 경우 주산인 기린봉이 307m로 낮은데다 여기에 탑승장이 설치되고 쇠말뚝이 박힌다고 상상해 보라. 또 아중호수 인근은 견훤왕의 수릉(壽陵)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 일대는 동고산성, 견훤왕궁터, 오목대 등 역사자원이 밀집돼 있고 후백제역사문화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케이블카는 전주시가 지향하는 전통문화도시와 정원도시라는 정체성에 어긋난다. 10년 앞이라도 내다보면 어떨까.(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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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케이블카
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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