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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대가 끊긴 전북 경찰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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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익 군산경찰서장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김제 만경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곧바로 순경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고시나 경찰대, 간부후보생 등 성골, 진골 출신이 널려있는 경찰 조직에서 고교 학력에 순경으로 출발한 그가 입문 30년만인 2020년 경찰서장급인 총경으로 승진한 것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귀를 뚫을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특유의 겸손함과 성실성, 직업에 대한 헌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서너번은 일선 경찰서장을 하고 정년을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세파는 그를 거센 풍랑속으로 몰아넣었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했던 소위 '총경회의'에 참석하면서 인생이 꼬였다고 한다. 전북청 형사과장을 맡고있던 2022년 그는 꿈에도 그리던 고향 김제경찰서장 부임을 앞두고 있었으나 총경회의 참석으로 인해 경정 직급이 맡던 전북청 112팀장으로 좌천되고 말았다. 이후에도 그는 전남청 홍보담당관을 거쳐 우여곡절끝에 군산경찰서장으로 임명됐다. 세상이 바뀌면서 정부는 총경회의 참석자들에 대해 명예회복에 나서기로 했으나 정년이 눈앞에 다가온 그는 실효성 있는 혜택을 받기엔 너무 늦었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지난 3년간 전북경찰은 모진 세월을 견뎌야 했다. 꼬박 3년간 경무관 승진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관례상 지역 출신이 임명되던 전북경찰청장은 아예 자원이 없어 외지인이 영전하는 자리로 전락했다. 조용식, 진교훈, 이형세, 강황수, 최종문 씨 등이 지역출신 전북청장을 지냈으나 최근에는 임병숙, 김철문 사례에서 보듯 타 시도 인사들이 맡고있다. 김대중 정권 때 이무영씨가 전북인으로선 최초로 경찰총수를 지냈으나 그 이후엔 아예 싹이 잘리고 말았다. 전북인은 최근 몇년간 치안총감, 치안정감은 커녕, 치안감, 경무관 승진자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진교훈씨가 경찰청 차장까지 갔으나 지역의 벽에 부딪치면서 분루를 삼켰고 결국 서울 강서구청장 출마로 방향을 돌리기도 했다. 새 정부가 검찰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면서 앞으로 상대적으로 경찰쪽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그런데 정치바람을 강하게 타는 경찰의 특성상 전북은 경찰 인사 때마다 푸대접이 아닌 무대접을 받았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어느 지역 출신인가에 따라 출세가 좌우된다면 그것은 1000여년 전 골품제도와 다를게 하나도 없다. 통일신라의 붕괴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무능한 성골, 진골이 득세하고 유능한 6두품들이 배제된 때문 아니던가. 경찰 인사때 당분간 치안총감, 치안정감을 바라 볼 수 있는 전북인은 그 대상이 아예없다. 하다못해 치안감이나 경무관이라도 배출해야만 전북경찰의 자존심이 겨우 유지될 것 같다. 적어도 전북경찰청장은 전북에서 태어나 자라고, 학창시절을 보냈거나 전북 근무 경력이라도 있는 사람이 보임됐으면 하는게 달라진 세상을 맞는 지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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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 끊긴 전북 경찰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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