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marketing)은 소비자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체계적인 경영 활동이다. 보통 마케팅 이라고 하면 광고를 우선 떠올리는데 사실은 시장 조사부터 마케팅은 시작된다. 평소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던 주변 상가에 스타벅스나 맥도널드가 입점하면 사람들은 그제야 비로소 “이렇게 좋은 명당 자리가 있는지 몰랐다”며 무릎을 탁 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바로 세계적인 기업의 안목이다. 짜장면집 하나를 내고 문 앞에서 주인이 자기 몸에 “우리집 짜장은 값싸고 맛있다”는 선전 문구를 들고 있는 경우를 보기 어렵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선거때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자신을 선전하는 옷과 목도리 등을 두르고 인사하는게 상례다. 가성비 좋은 정치인 이라며 마케팅 하는 것이다. 현실 정치를 떠난지 오래됐지만 호남과 영남에서는 아직도 박정희 마케팅, 김대중 마케팅을 가끔 볼 수 있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의 후광을 얻겠다는 심리가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요즘 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에 나선 정청래, 박찬대 의원의 이재명 마케팅은 가장 극명한 사례다. 박찬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의원실을 물려받았다며 소위 '명심(이 대통령의 마음)' 마케팅을 통한 당원 표심 잡기에 나섰고, 이에 질세라 정청래 의원은 “얼굴, 눈빛을 보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도 이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소위 명심 얻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지역에서도 소위 이재명 마케팅이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다. 후보군들은 입만 열면 이재명 대통령과의 각종 인연을 강조하고 있고, 사무실이나 카카오톡 등에 과거에 이 대통령과 함께 촬영한 사진이나 문구 등을 대문에 내걸고 유달리 친분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실오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후보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때로는 낯이 간지러운 경우도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때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는 가히 절정이었다. 취임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특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전세계적인 이목을 끌면서 당시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들은 적어도 호남에서는 선거는 하나의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그때 당선됐던 단체장들중 상당수는 “선거때 제가 뭐 한게 있나요, 문 대통령이 당선시켜 준 거죠”라고 솔직한 심정을 피력했다. 어쩌면 내년 전북의 지방선거 판도 또한 그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소지가 크기에 벌써부터 후보들은 이재명 마케팅을 한껏 활용하고 있는것 같다. 그런데 마케팅의 기본 중 기본은 화려한 외관이 아니다.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어서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것이다. 그런점에서 콘텐츠나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이 내년 지방선거때 생계형 출마나 정년 연장형 출마, 또는 적당히 돈으로 감투를 사려는 이들은 없는지 소비자들이 잘 살펴야 할 때다. 때론 포장지만 근사한 불량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일도 많으니까 말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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