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1:52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경제칼럼
외부기고

[경제칼럼] 전북형 스마트공장, 제조업 르네상스를 열다

image
이규택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산업계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제조업 현장에서 두드러지며,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공장이다.

스마트공장은 제품 기획부터 생산과 유통까지 전 과정을 정보통신기술(ICT)로 통합해 최소한의 비용과 시간으로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지능형 공장이다. 공장의 모든 공정을 인공지능과 컴퓨터가 연결해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똑똑한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나,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전북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해 제조업 현장의 인력 부족이 큰 과제다. 전북의 주력 산업인 농생명바이오, 특수목적용 지능형 기계부품, 탄소 융복합소재 분야의 대다수 기업은 중소기업이며, 여전히 수작업 기반의 생산과 재고 관리에 의존해 공정이 비효율적이고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북특별자치도는 지역 중소기업 맞춤형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앙정부의 일률적 지원 방식과 달리, 전북 기업의 특성과 여건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제조 전문가가 6~8주간 기업에 상주하며 대표와 실무진이 함께 태스크포스를 꾸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맞춤형 혁신 작업을 진행한다.

제조 현장에는 무거운 자재 이동, 불안정한 작업대, 비효율적 공구 배치 등 작업 효율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많다. 전문가의 객관적 시각을 통해 이를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레스 성형공정에서 금형 온도 조절을 작업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밸브 압력과 연계한 자동 온도제어 및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전환해 계절과 금형 종류에 상관없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같은 혁신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전북형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7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생산성이 평균 65% 증가했고 납기 단축 46%, 불량률 감소 42%, 원가 절감 17%의 효과를 거뒀다. 청년 고용도 196명 증가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스마트공장 도입초기에는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기우였음이 확인됐다. 스마트공장은 단순 반복 업무는 줄일 수 있지만, 오히려 데이터 분석, 로봇 운용, 공정설계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전문인력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숙련인력의 이직을 방지하고 청년 인재 유입을 늘리는 긍정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단순 노동에서 기술 중심 일자리로 전환되며 일자리의‘질’도 함께 향상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공장은 단지 자동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에너지 효율 향상, 탄소 배출 저감 등 ESG 측면에서도 혁신을 가능케 한다. 또한 외부 기술에 의존하던 중소기업들이 자체 기술을 내재화하고,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 내 기술 생태계를 키워가는 계기도 마련된다. 이는 지역 청년 인재의 유출을 막고, 전북의 산업 기반을 한층 강화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변화는 쉽지 않지만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전북의 중소 제조기업들이 이 흐름에 동참한다면, 전북은 다시 한번 제조업의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규택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형 스마트공장 #제조업 르네상스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