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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노인시설 위주 ‘무더위쉼터’, 접근성 확대를

절기상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처서(處暑)’가 지났는데도 찜통더위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이런 무더위가 9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도 나왔다. 지난해에는 추석 연휴에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으니 올해도 극한의 무더위가 쉽게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 견디기 힘든 무더위를 그나마 식힐 수 있는 곳이 바로 공공 ‘무더위쉼터’다.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주로 경로당이나 사회복지시설, 동 주민센터 등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무더위쉼터는 폭염으로 고통받는 모든 시민들에게 시원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시설이다.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이용에 불편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시민들의 폭염 피난처 역할을 해야 할 무더위쉼터가 접근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무더위쉼터가 대부분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 노인시설 위주로 지정되면서 고령자 이외에는 사실상 이용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전북지역에서 운영되는 무더위쉼터 6000여곳 중 4000여곳이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로당은 대부분 회원제로 운영돼 외부인들은 접근이 어렵다.

물론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무더위에 더 취약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상기후로 여름철이면 4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고령자뿐만 아니라 야외노동자와 실외활동이 많은 청년들도 온열질환에 노출돼 있다. 실제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최근 3년(2023년~2025년 8월)간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429명 중 227명은 60대 이하였다. 폭염은 이제 폭우·태풍처럼 모두에게 위험한 여름철 자연재난이다.

당연히 무더위쉼터도 모든 연령층에게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극한 폭염’의 시대다. 노인뿐 아니라 야외 노동자와 아동·청소년 등 시민 모두가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의 시설을 무더위쉼터로 추가 지정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각 지자체에서는 각계각층 시민의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무더위쉼터를 추가로 확보하고, 시설 운영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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