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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북의 플랫폼 익산역,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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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관문 익산역이 갈림길에 섰다. 최근 수년간 매머드급 미래 청사진이 속속 발표되면서 잔뜩 기대를 품게 해놓고는 정작 그 길로는 한 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익산시가 익산역사(驛舍) 대규모 증축 계획을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익산역 선상역사 3~4층 면적은 지금보다 4배까지 확장될 수 있다. 이 공간에는 편의시설과 컨벤션센터·업무시설·복합문화공간 등이 들어서고, 이를 통해 익산역은 비즈니스와 관광을 연결하는 지역의 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단순한 역사 확장사업을 넘어 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인프라 확충 사업이다.

익산역의 미래 청사진은 더 거창하다. 역사 증축을 완료한 후 ‘광역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에 속도를 내 전북 교통의 허브이자 미래 도시 성장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익산시는 10여년 전부터 익산역에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하고 업무와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여기에 익산역을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거점역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도 추가됐다. 익산시에서 추진해 온 ‘전북권 광역전철망’의 중심도 역시 익산역이다.

하지만 이렇게 화려한 미래가 그저 청사진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복합환승센터 개발은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제시됐지만 10여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성과가 없다. 그야말로 희망고문이다. 유라시아 대륙철도 거점역 사업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북한과 중국·러시아를 거쳐 서유럽까지 가는 대륙철도는 지난 2018년 우리나라가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가입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그해 8·15 경축사를 통해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제안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익산시에서도 정부 정책에 맞춰 ‘유라시아 철도 출발역·거점역 선정’을 핵심 시책으로 정하고, 수년 동안 행정력을 집중해왔다. 그런데 상황이 확 달라졌다. 남북관계 경색과 국제정세 변화로 성큼 다가올 것 같았던 꿈길이 자꾸만 멀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이 올해부터 2028년까지 추진하는 ‘익산역 시설개선’사업에 관심과 기대가 쏠린다. 하지만 사업의 세부 규모와 방향은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래서 더 관심이다. 이 사업이 광역환승체계 구축 및 복합개발 등 익산역 숙원사업 해결의 첫 단추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익산은 ‘철도 도시’다. 철도가 근대 도시 발전의 토대가 됐고, 지금도 호남 철도교통의 관문 역할을 해내고 있다. 20세기 도시의 아픈 역사도 철도와 맞물려 있다. 다시 철도의 시대다. 21세기 초 KTX 개통 이후 국가교통망이 도로에서 철도 중심으로 바뀌었다. 익산역 이용객도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 이제 연 이용객 1000만명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다. 장밋빛 청사진은 진작 그려놓았지만 아직도 어디로 갈지 모르는 익산역의 행보에서 익산, 그리고 전북의 미래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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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역 #청사진 #미래 #시설개선 #복합개발
김종표 kimjp@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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