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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황혼의 덫'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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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 21일은 정부가 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협회가 지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에 맞춘 것이다. 치매는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질병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존엄성마저 잃기 때문이다.

치매 극복의 날? 과연 치매를 극복할 수 있을까. 우선 실태부터 보자. 중앙치매센터에 의하면 지난해 65세 이상 전국 추정치매환자는 91만8981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약 97만명, 내년엔 1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환자다. 이것도 나이가 올라갈수록 급증해서 80대는 3명 중 1명 꼴이다. 이로 인한 치매 관리비용은 24조원으로 1인당 2699만원이 쓰였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58.57%로 남성 41.43%보다 훨씬 많다. 

치매는 후천적인 다양한 원인으로 기억력을 비롯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나타나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인지기능 장애는 건망증, 경도인지장애, 치매 등 3단계로 나뉜다. 건망증은 정상 노화로, 나이에 따른 기억 감퇴 증상이다. 예를 들어 옛 친구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다든지 약속을 깜빡 잊는 정도다. 힌트를 주면 잊었던 것이 다시 기억나는 수준이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떨어졌을 뿐 아직 모든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상태다. 치매와의 차이는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지 여부다.

치매는 크게 노인성치매로 불리는 알츠하이머병과 중풍 등으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로 나뉜다. 이 중 알츠하이머병이 전체 치매의 55∼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치매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는 한국형 치매선별검사(KDSQ)가 흔히 쓰인다. △오늘은 몇 월이이고 무슨 요일인지 잘 모른다 △자기가 놔둔 물건을 찾지 못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한다 △물건이나 사람의 이름을 대기가 어려워 머뭇거린다 △예전에 비해 성격이 변했다 등 15개 항목에 이른다. 이 검사에서 경도인지장애 이상이 나오면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

그러면 치매는 치료가 가능할까. 지금까지 치매는 늦추기만 할뿐 완치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치료제들이 속속 개발돼 임상에 쓰이고 있다. ‘레켐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예방이다. 의료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적절히 운동하고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지양하며 고혈압·고지혈증을 조절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야 한다. 또 안경이나 보청기 등을 통해 시력과 청력을 최대한 보존하고 고립돼 우울감에 빠지지 않도록 주변과 늘 교류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교육을 통해 인지기능을 끊임없이 자극하면 치매 발생을 늦출 수 있다. 치매가 ‘황혼의 덫’이 아니었으면 싶다.(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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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극복
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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