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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배니스터 효과와 낙후전북 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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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일반인들의 관심권에서 비켜나있던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재조명되는 일이 있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취업 사기‧감금 피해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박 감독 또한 작년 3월 방영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 아내와 함께 납치될 뻔한 적이 있다고 했던 일이 새삼 소환된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오래 생활했고 지명도가 있는 박 감독 같은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할 정도라면 인도차이나 반도, 특히 캄보디아의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베트남에서 그는 소위 ‘박항서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인물이다. 축구 변방인 베트남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으로 이끌면서 신화를 쓰기 시작했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갖은 핍박을 받았고 가난에 시달렸던 베트남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박 감독 얘기를 하다보면 20세기를 통틀어 매우 유명한 사건 하나가 떠오른다. 사상 최초로 육상 1마일(약 1.6㎞)에서 마의 4분 벽을 깬 전설의 육상선수 로저 배니스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배니스터는 1954년 옥스퍼드대에서 열린 육상대회에서 1마일을 3분59초4에 주파했다. 9년 여 동안 깨지 못했던 1마일 4분대의 벽을 무너뜨린 주인공이다. 당시 사람들의 통념은 “죽었다 깨어나도 1마일을 3분대에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배니스터가 4분 벽을 깨고 난 지 불과 한 달 만에 10명이, 1년 후엔 37명이 4분 벽을 깨뜨렸고 2년 후에는 300명이 마의 벽을 넘어섰다. 그 유명한  ‘배니스터 효과’라는 말이 생겨난 이유다. 그때부터 생각이 바뀌면 결과도 달라지는 현상을 사람들은 ‘배니스터 효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배를 받은 나라 중 민주주의와 경제 선진화를 이룩한 나라는 지구촌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글로벌 기업들의 활약상은 감동, 그 자체다. 인력과 자원이 온통 수도권 중심으로 쏠리고 있는 지금 지방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냉소와 비관,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전북은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어느 한 분야에서 마의 벽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한계를 돌파하는 상황이 속출할텐데 요즘 지역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이는 없고 다른 이의 시도나 아이디어의 문제점을 트집잡는데 급급하다. 올림픽 유치의 사례에서 보듯, 새로운 시도나 돌파구를 찾는 것을 응원하기는 커녕 뒷덜미를 잡는 관행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마의 4분벽을 돌파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배니스터를 진심으로 응원했던 선수들은 불과 1, 2년뒤 그의 기록을 넘어섰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허튼 짓”이라고 비아냥 거렸던 이들은 영원히 역사의 패자로 남아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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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스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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