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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의원 줄 세우기, 구태정치 이제 그만

내년 6월초로 예정된 지방선거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정가에서는 지방의원들의 볼썽사나운 줄서기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전북에서는 공석이 된 더불어민주당 도당위원장 선거와 맞물려 지방의원들이 줄서기 구태정치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21일 윤준병 국회의원의 전북도당위원장 출마 기자회견장에는 도의원·시의원과 지지자 등 1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 같은 모습은 22일 열린 신영대 국회의원의 출마 회견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지난해 2월 총선을 앞두고, 당 윤리규범의 ‘경선 중립 의무’ 조항을 들어 도의원과 시·군의원 등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특정 후보 공개 지지 금지’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이 지침은 공직선거에만 적용되고 도당위원장 경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애초 민주당의 지침이 당 분열을 조장하는 충성 경쟁을 근절하자는 취지라면 당연히 도당위원장 경선에도 적용돼야 한다. 결과적으로 당의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출마 회견에 세 과시를 위해 지방의원들의 공개 지지 행위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음으로써 지방의원 줄세우기 구태를 재연한 셈이다. 당내 충성경쟁을 유발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지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중앙정치 예속과 지방의원들의 줄서기로 인해 지방정치는 실종되고, 지역 패거리 정치만 횡행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자신의 당선이나 정치적 위상 강화를 위해 지방의원들을 줄 세우는 국회의원들, 그리고 본분을 내팽개친 채 공천권을 쥔 지역위원장에게 줄을 서서 충성경쟁에 몰두하는 지방의원들, 모두 반성해야 한다. 이런 행태가 대한민국 지방정치를 후퇴시키고, 지방의회의 역할과 위상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낸 유권자들의 책임이 크다. 지방의원들이 선거권을 행사하는 지역주민보다 공천권을 쥔 정당과 지역구 국회의원 눈치보기에 급급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정치구도 때문이다. 소중한 국민의 권리를 특정 정당에 통째로 맡겨놓고서 그들의 줄서기, 줄 세우기 행태를 나무랄 수는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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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줄 세우기 #구태 #유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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