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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휴대폰만 되나요?”⋯외국인은 못 쓰는 '무료 짐 배달 서비스'

관광객 편의 위해 도입된 ‘짐이 부탁하노라’, 외국인 이용은 사실상 불가
“서비스 초기라 내국인 중심 운영 중…외국인도 이용 가능하도록 개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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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무료 짐 배달 서비스 '짐이 부탁하노라'의 짐 보관 시설. /문채연 기자

지난 6월부터 전북특별자치도 문화관광재단 전북쇼핑트래블라운지가 운영 중인 무료 짐 배달 서비스 '짐이 부탁하노라'가 이용 제한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서비스는 관광객이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호텔을 비롯한 대부분의 숙소는 오후 3시가 돼야 체크인이 가능한데 그 이전에 관광지에 도착한 관광객은 체크인 전까지 짐을 들고 관광지를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료 짐 배달 서비스는 운영 기관인 전북쇼핑트래블라운지에 네이버를 통해 예약하거나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신청한 뒤 라운지에 짐을 맡기면 전문 인력이 직접 숙소까지 짐을 배송해 주는 방식이다. 짐을 맡긴 관광객은 체크인 시간에 상관없이 편안하게 관광을 마친 뒤 숙소에서 자신의 짐을 찾을 수 있다. 단, 이 서비스는 한국 휴대전화 번호가 있는 경우만 가능하다.

앞서 재단은 서비스 시행 당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전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전주와 익산 등 교통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여행객이 유입되는 만큼 짐 보관 및 배달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반영해 도입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설명과 달리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 휴대전화 번호가 없어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상 숙소 관계자 등 내국인의 도움 없이는 개별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전주에서 유학 중인 한 유학생은 "유학 초기에 한국 휴대전화(번호)가 없어 버스표도 사지 못한 적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 비슷한 상황일 텐데, 이 서비스도 이용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했다.

1일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전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22년 55만 명, 2023년 229만 명, 지난해는 234만 명에 달했다. 이렇듯 전북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늘고 있지만, 관광 서비스는 내국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서비스를 운영 중인 전북쇼핑트래블라운지 관계자는 "외국인 이용자는 대부분 한국 휴대전화를 가진 숙소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서비스를 신청하고 있다"며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내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향후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인평 전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짐이 분실되거나 잘못 전달될 경우 빠른 연락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 휴대전화가 필요한 것은 이해된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이용 장벽이 높아지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외국인 이용률이 높은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연동하면 연락 문제 등은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제언했다.

문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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