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 그루의 나무만으로는 결코 숲이 될 수 없다. 서로 다른 나무들이 각자의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의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숲은 형성된다. 계절의 변화와 거센 바람, 긴 장마를 함께 견디며 숲은 점점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겉으로는 각각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기대고 연결되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룬다.
공직 사회도 다르지 않다. 부서가 다르고 직급이 다르며 맡은 업무가 세분되어 있을 뿐, 우리가 향하는 목적은 같다. 시민의 삶을 지키고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때때로 “내 업무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협업의 흐름을 막는다. 문제 해결보다 소관을 먼저 따지고, 책임을 나누기보다 경계를 나누는 순간 조직은 숲이 아니라 고립된 나무로 남는다. 시민이 체감하는 행정은 분절되어 보이고, 신뢰는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
숲을 이루는 나무들은 서로의 크기를 비교하지 않는다. 큰 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숲의 온도를 낮추고, 작은 나무는 땅을 붙잡아 토양을 지킨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무들은 수분과 영양분을 나누며 서로를 살린다.
떨어진 낙엽조차 흙이 되어, 또 다른 생명을 키운다. 어느 하나 불필요한 존재는 없다. 각자의 역할이 모여 균형을 이루고, 그 균형이 곧 숲의 힘이 된다.
행정 역시 마찬가지다. 제도와 절차는 기본이지만, 행정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태도다.
부서 간 책임을 구분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문제 해결을 중심에 두는 자세, 시민의 불편을 ‘우리의 과제’로 받아들이는 공동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협업은 단순한 업무 분담이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판단을 함께하며 결과에 대한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과정이다. 재난 대응, 지역경제 활성화,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같은 과제는 어느 한 부서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서로의 역량을 연결할 때 정책은 비로소 현장에서 힘을 갖는다.
시민이 기대하는 것은 누가 맡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는지다. 행정의 평가는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결과로 돌아온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지만, 결국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연결할 때 조직은 흔들리지 않는다.
공직사회와 지역사회는 서로를 연결해 지역발전을 만들어간다. 현장의 요구가 정책으로 이어지고, 정책이 다시 현장에 반영될 때 실질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
결국 정책은 구호로 만들어지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책이 단순히 구호로 끝나지 않도록, 행정 과정 전반에 현장 참여와 피드백이 있어야 할 것이고 조직간, 팀원 간 신뢰를 통해 협력과 도움 주고받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조직은 더욱 단단해지고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홀로 선 나무로 남을 것인가, 함께 숲을 이룰 것인가. 그 선택은 거창한 제도보다 우리의 일상적인 태도에서 시작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 한 번 더 세심히 살피며, 진심으로 협력하는 마음. 숲을 조성하는 마음으로 일할 때 행정은 더욱 단단해지고, 시민의 신뢰는 깊어진다. 결국 우리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터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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