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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5주+α'의 對이란 중장기전 가능 시사…지상군도 배제안해

미국이 대(對)이란 공격의 중·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한편,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등 나흘째를 앞둔 '장대한 분노'(미군의 대이란 공격 작전명) 작전의 확전 양상이 지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역대 전쟁 유공자들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하면서 이란과의 전쟁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무엇이든 우리는 해낼 것"이라며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뉴욕타임스(NYT)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 공격 기간을 "4주 내지 5주간 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는데, 전쟁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져도 이를 감당할 수 있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목표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라크 전쟁과 같은 끝없는 전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동시에 "특정 기간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년씩 지속되는 '소모전'을 할 생각이 없지만 그렇다고 목표 달성 전에 섣불리 발을 빼지도 않을 것임을 밝힌 것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비슷한 뉘앙스였다. 그는 이날 연방의회에 출석해 "그들(이란)은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도 "미군의 가장 강력한 타격은 아직 오지 않았다. 다음 단계는 지금보다 이란에 훨씬 더 가혹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우리는 이를(이란 공격을)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만큼 계속할 것이며, 우리는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헤그세스 장관과 케인 의장은 브리핑에서 공격을 이끄는 미 중부사령부에 추가 병력 투입과 보급물자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중·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군은 현재까지 군인 수천명, 전투기 수백대, 2개 항공모함 전단을 중심으로 전력을 투입해 수만발의 폭탄을 투하하고 1천 곳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 이틀 만에 이란에서 "국지적 공중 우세를 확립"했다고 발표했다. 또 미 본토에서 출격하는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에 더해 전날 밤에는 B-1 전폭기도 가세했으며, 이란의 지휘통제 인프라, 해군 전력, 탄도미사일 기지, 정보 인프라가 폭격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게 미군의 판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함정 10척을 침몰시켰다고 말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틀 전만 해도 이란 정권은 오만만에 11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오늘 그들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장기전으로 흐를 경우 지상군 투입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첫 미군 사망자 4명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점이 주목된다. 그는 이날 미 일간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다른 대통령들은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나는 지상군에 관한 '울렁증'(yips)은 없다"며 자신은 지상군 투입이 "'아마도 필요 없을 것', (또는) '만약 필요하면(보낼 수 있다)'이라고 말한다"라고 밝혔다. CNN방송 인터뷰에선 "우리는 아직 그들을 강하게 공격하는 걸 시작조차 안 했다"며 "큰 파도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브리핑에서 현재 미 지상군이 이란에 배치됐냐는 질문에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앞으로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에 대해 논쟁하지 않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미국의 이익 증진을 위해 필요한 만큼 나갈 것임을 우리의 적들이 이해하도록 했다"고 답했다. 지상군 투입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는 이란의 군사시설 파괴나 요인 제거를 넘어 영토 장악, 정권 교체, 지하 핵 시설 접수에 직접 나서는 셈이어서 전쟁의 성격이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그만큼 군 병력 손실 위험이 따르고, 병력 주둔에 따른 비용 부담까지 수반된다. 과거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막대한 병력 손실의 '트라우마'가 있는 미군 입장에선 지상군 투입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아야톨라 하메네이 폭살 이후에도 이란 군부가 반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이란은 응전 차원에서 이스라엘 및 미군이 주둔 중인 중동 국가들에 미사일·드론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고, 이란의 '대리 세력'으로 불리는 레바논 지역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공격에 나서면서 전선이 넓어지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차례 "우리는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전쟁에서 흔히 있는 일", "안타깝게도 이 일이 끝나기 전에 더 많은 희생이 있을 것"이라고 발언하며 일정 규모의 병력 손실은 감내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개전 이후 대통령의 첫 공개석상을 이날 전쟁 유공자와 유가족에게 군사분야 최고 영예인 명예 훈장을 수여하는 행사로 잡으면서 국가를 위한 이들의 '희생'을 강조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결국 최고지도자를 잃은 이란 지도부가 전열을 신속히 정비하고 '결사항전'을 이어갈지, 미·이스라엘의 압도적인 군사력에 '백기투항'을 하거나 협상을 제안할지가 이번 전쟁의 향배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선 이란과의 전쟁에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 여론, 추가 사망자 발생 가능성과 전쟁 비용 부담 등이 또 다른 변수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대이란 공격이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미국 성인 1천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이란 공격 결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규모 인적·물적 피해가 예상되는 이란 현지 파병에는 반대 응답률이 60%로 찬성 응답(12%)과 큰 격차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국민들의 봉기와 이란 병력의 투항을 거듭 종용한 것도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전쟁을 매듭짓고 싶은 그의 심정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국제
  • 연합
  • 2026.03.03 08:16

[첨단산업 입지, 새만금](하)도약을 가를 선결 과제들

남부권을 새로운 국내 첨단산업 벨트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기조가 본격화되기 전에, 새만금이 산업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가에 무엇을 요구하고 어떤 조건을 선제적으로 갖춰야 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북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추가로 조성되는 첨단산업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전력·용수·부지 등 물리적 조건을 갖춘 비수도권 지역을 우선 검토하겠다는 원칙을 공유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전통 산업 도시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넓은 부지와 새로운 산업 유치에 유리한 지역에 추가적인 산업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만금 역시 단순한 정책 구호의 대상이 아니라, 실제 기업 유치가 가능한 준비 수준과 실행력을 점검받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전력망 구축이 꼽힌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력 다소비형 첨단산업은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전제되지 않으면 입지로서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지 인근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전원과 산업단지를 직접 연결하는 전용 전력망을 국가사업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송전망 구축을 지자체나 개별 공기업에 맡길 경우 속도와 책임 모두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산업용 용수 역시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설계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초순수는 수량보다 수질과 안정성이 핵심인 만큼, 광역 수계 관리와 정수 체계를 포함한 국가 차원의 공급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에너지전환포럼 관계자는 “전력과 용수를 개별 인프라로 접근하면 산업 유치 단계에서 병목이 반복될 수 있다”며 “초기부터 전력·용수·부지를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지 경쟁력을 좌우할 제도적 장치 역시 정부가 분명한 기준을 제시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첨단산업 단지를 조성하려면 개별 사업 단위의 지원이 아니라, 규제 완화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에 대한 재정 투입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국가 차원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이러한 지원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각 지역이 선언적 유치 경쟁에 매달리며 정책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력 문제 역시 정부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거론된다. 반도체 산업의 지방 분산을 가로막는 논리로 인재 유출이 반복돼 왔지만, 생산 중심의 팹 운영 특성상 고급 연구 인력 비중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인력 부족분 가운데 절반 이상은 고졸·초대졸 인력으로,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정주 여건을 병행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으로 꼽힌다. 전북자치도는 재생에너지 확대 여력과 광활한 부지를 새만금의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이를 단계적으로 강화한 뒤 정부에 어필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전력 다소비형 첨단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갖춘 뒤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연구원 관계자는 “이제는 새만금사업의 외형을 키우는 데서 벗어나, 지금 가능한 범위의 사업을 빠르게 완성해 기업이 실제로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충족하느냐가 새만금의 향후 역할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끝> 서울=이준서 기자

  • 국제
  • 이준서
  • 2026.01.29 16:54

전북도지사 후보 다음주 4자 토론, ‘정책 경쟁’ 시험대

올해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의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어느 때보다 인물 경쟁 대신 정책과 비전이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광역 통합을 통해 몸집을 키운 다른 거점 지역들과 달리 전북은 여전히 성장 전략을 둘러싼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후보 간 정책 구상을 직접 비교하는 공개 토론 논의가 경선 판도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때문이다. 1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김관영 지사와 이원택·안호영 국회의원, 정헌율 전 익산시장이 참여하는 도지사 경선 4자 토론이 다음 주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날짜와 형식은 막바지 조율 단계에 있으며, 방송 토론 형태로 진행하는 방안이 주자들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번 토론은 민주당 전북도당의 공천 일정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맞물려 주목도가 크다. 도당은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와 후보자 추천 재심의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는 등 지방선거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부 경선은 예비경선과 본경선, 결선 등 최대 세 단계로 진행될 수 있으며,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광역단체장 공천 발표는 3월 중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이번 토론은 단순한 후보 간 의견 교환을 넘어 도민 앞에서 정책 역량을 검증받는 첫 공식 무대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경선 국면에서는 조직력과 인지도 경쟁이 먼저 부각돼 왔지만, 이번 토론을 계기로 정책과 비전이 본격적으로 비교되는 흐름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김관영 지사는 최근 신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매주 공식 발언을 이어가며 민선 8기 주요 성과를 정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 2주년을 계기로 올림픽 유치, 완주·전주 통합, 새만금 정상화 등 굵직한 현안을 민선 9기까지 이어 완성하겠다는 구상을 강조하고 있다. 도전자들 역시 정책 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원택 의원과 안호영 의원은 추상적 구호에 머물지 않고 산업 구조 재편, 국가 전략 사업 유치, 지역 성장 동력 확보 방안을 연이어 제시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정헌율 전 익산시장은 단체장 행정 경험을 앞세워 균형발전과 도시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한 밀착형 정책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4자 토론이 경선 초반 판세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광역 통합을 통해 서울과 비견할 수 있도록 몸집을 키워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다른 5극 지역들과 달리, 전북은 성장 경로를 분명히 잡지 못한 채 정체 국면에 놓여 있다”며 “이번 도지사 경선은 인지도나 조직 경쟁이 아니라 완주·전주 통합 같은 난제에 대한 입장과 전북의 미래를 설계할 비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라고 분석했다. 이어 “토론은 각 후보가 그 해법을 도민 앞에서 분명히 밝히는 첫 검증의 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이준서 기자

  • 국제
  • 이준서
  • 2026.01.15 16:40

[피지컬AI 골든타임](상)국가전략 피지컬 AI, 전북 살릴 역사적 기회

피지컬 AI는 정부가 차세대 국가 전략 산업으로 선택한 분야다. 전북은 그 실증 거점으로 낙점됐지만, 실증 이후 산업화로 이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전주 내 가용 부지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고, 대규모 생산과 데이터 축적을 전제로 한 확장은 전주와 완주의 연계 없이는 구조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실증 센터 착공 시한과 부지 확보, 지방비 부담 등이 동시에 맞물린 상황에서 행정 통합을 통한 지역 역량의 총결집 여부가 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근대화 이전 쌀을 주산업으로 국가 산업을 뒷받침했던 전북이, 피지컬 AI를 통해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산업 지형의 핵심 축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는 것이다. 이에 피지컬 AI 국가 프로젝트가 전북의 도약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이를 가로막고 있는 행정·정치적 쟁점을 2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피지컬 AI라는 차세대 국가 전략의 실증 거점으로 전주가 낙점됐지만, 사업확장 추진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 세계가 인공지능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제조업 기반이 강한 한국은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를 선택했고 정부는 전주를 그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러나 올해 실증센터 착공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도 최종 부지 선정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가 프로젝트가 출발선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로봇과 결합해 산업 현장에서 직접 움직이며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제조·물류·건설·농생명 등 실물 산업과의 결합도가 높아 제조업 비중이 큰 한국 산업 구조에 가장 적합한 차세대 AI 모델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도 확인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생성형 AI 경쟁을 넘어 로봇과 결합한 피지컬 AI를 핵심 성장 분야로 제시하며,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말하는 기술’에서 ‘일하는 기술’로 이동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피지컬 AI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와 국회는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증과 산업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피지컬 AI를 설계했고 그 실증 거점으로 전주를 선택했다.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이 사업을 산업화 시대 포항제철에 빗댄다. 국가 전략 선택과 거점 육성이 맞물릴 경우, 전북의 산업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피지컬 AI를 탑재한 로봇을 공개한 이후 해당 로봇을 대량 생산할 공장을 전주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완주 현대차 공장에 조성 중인 모빌리티 실증 인프라 역시 피지컬 AI 기반 기술 적용을 염두에 둔 시설로 전주 실증 거점과 연계될 경우 산업 집적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전주시 내부 가용 부지는 실증센터 조성까지가 한계로, 기업 입주와 생산시설을 전제로 한 확장 단계에서는 전주를 둘러싼 완주군과의 연계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완주·전주 행정 통합 갈등으로 부지 확보 논의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국비와 민자를 제외한 지방비(도와 시)부담도 15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는 추산하고 있다. 재정 분담과 행정 협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실증 이후 산업화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 채, 제조 기반을 갖춘 다른 지역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이준서 기자

  • 국제
  • 이준서
  • 2026.01.13 17:49

李대통령, 시진핑과 90분 대좌…협력강화·한반도평화 논의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오후(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좌는 두 달 전인 작년 11월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회담은 오후 4시 47분에 시작해 90분 만인 오후 6시 17분에 종료했다. 한국 측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노재헌 주중국대사 등이 배석했다. 중국에서는 왕위 외교부장을 비롯해 정산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인허쥔 과학기술부장, 리러청 공업정보화부장, 앙원타오 상무부장, 다이빙 주한중국대사 등이 자리했다. 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중 간 협력 강화의 중요성에 입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2026년을 한중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발맞춰 시 주석님과 함께 한중관계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국은 한국과 함께 우호 협력의 방향을 굳건히 수호해야 한다"며 "양국의 협력 동반자 관계가 건강한 궤도에 따라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 등 안보 정세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한국과 중국이) 함께 모색하겠다"며 "번영과 성장의 기본적 토대인 평화에 양국이 공동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양국이 지역과 세계 평화의 발전을 위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부여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양국의 공동이익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했고, 이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 수행 의지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양국 간 첨예한 쟁점으로 꼽혔던 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강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한중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 발전을 위해 서해를 '평화롭고 공영하는 바다'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서해 구조물에 대해서도 건설적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서해 불법 조업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 측에 어민계도 및 단속 강화 등 개선 조치를 당부했다. 앞으로도 관련 소통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담 전부터 관심이 쏠렸던 '한한령 완화' 등 문화교류 부분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가 수용 가능한 분야부터 점진적·단계적으로 문화 콘텐츠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는 공감대 아래 세부 사항에 대해 협의를 진전시켜 가기로 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민감한 현안인 중일 갈등 혹은 미중 간 무역분쟁 상황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있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국의 공통된 역사로 항일 전쟁을 거론한 뒤 "양국은 역사적으로 올바른 편에 확고히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호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며, 균형 있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추진하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겨냥한 발언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정상회담 후에는 양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양국 간 교류 강화 방안을 담은 양해각서(MOU) 등 협력 문서 15건에 대한 서명식이 이어졌다.

  • 국제
  • 연합
  • 2026.01.05 22:40

염영선 의원 “호남 내부서도 밀린 전북, 3중 소외는 현재진행형”

염영선 전북특별자치도의원(정읍2)이 전북이 수도권 집중과 지역 간 불균형 속에서 ‘3중 소외’에 놓여 있다며, 국책사업 유치 실패의 원인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자강불식의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염 의원은 15일 전북도의회 제423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전북은 수도권 집중 정책으로 한 번, 군사정권 시절 영호남 차별로 두 번, 호남 내부에서도 광주·전남에 밀려 세 번 소외돼 왔다”며 “전북의 3중 소외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번 대선 때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전북을 찾아와 친구를 자처하고 선물 보따리를 약속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전북의 몫만 유독 빈약하다”며 “도민들이 허탈과 분노를 느끼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염 의원은 이런 구조적 소외가 객관적 수치로도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남권 공공기관의 92%가 광주·전남에 편중 배치돼 있고, 각종 SOC 사업에서도 격차가 심각하다”며 “전북은 인구 규모에 비해 국세와 지역내총생산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염 의원은 “전북은 이재명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기조 속에서도 가만히 기다린다고 기회가 오지 않는다”며 “이제는 명분이 아니라 전략, 호소가 아니라 준비로 승부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서 기자

  • 국제
  • 이준서
  • 2025.12.15 16:00

트럼프 "韓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美필리조선소에서 건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한미정상회담 다음날인 30일(한국시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전격 천명했다. 현재 한국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며 "그것에 기반해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 또한 일국의 주권사항이나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내지 보완과 미국의 기술 지원 및 연료공급 등이 수반될 필요가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승인'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바로 여기 훌륭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인 부활(Big Comeback)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이 작년 12월 인수한 필리조선소는 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8월 양국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일환으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50억달러(7조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필리조선소를 비롯한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을 자국 기업과 거래가 금지되는 제재 목록에 올림으로써 한미 조선협력에 강력한 견제구를 던진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조선소에서의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언급한 것은 중국의 견제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승인' 입장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요청한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요청에 공감을 표하고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밝혔다. 우리 정부가 핵추진 잠수함 도입 의지를 공식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해 운용하려면 소형 원자로와 농축우라늄 연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미국 측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핵추진 잠수함은 핵무기를 싣고 다니는 전략핵잠수함(SSBN)이 아닌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을 의미한다. 잠수함 연료로 저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려면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필요해 후속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미국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때 오커스(AUKUS)라는 명칭의 미국·영국·호주 안보 협의체를 만들어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호주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도 유사한 형태로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하는 방안이 일각에서 거론됐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오커스와 같은 핵추진 잠수함 협력의 문호를 한국에까지 열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 '결단'에 의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성사되면 한미동맹의 위상 강화 측면에서 이정표가 되는 동시에 '동맹 현대화'를 기치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포함한 더 많은 역할을 한국이 맡길 바라는 미국의 기대와 요구가 강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미 무역 합의와 관련, "한국은 미국이 부과하던 관세를 인하받는 대가로 미국에 3천500억 달러(약 500조원)를 지불(pay)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자신이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수차례 언급했던 '3천500억 달러 선불(up front)' 언급은 이번에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기로 했으며, 한국의 부유한 기업들과 사업가들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은 6천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의 핵심 쟁점인 3천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금과 관련해 2천억 달러를 직접 현금 투자하되 연간 투자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1천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투자금으로, 한국 기업 주도로 투자하고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6천억 달러'는 그간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약정했던 내용과 이번에 확정한 3천500억 달러를 합해 언급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 말미에 "훌륭한 총리(a great Prime Minister)와의 훌륭한 여행이었다!"며 방한 소감을 밝혔다가, 이후 '훌륭한 총리'를 '훌륭한 한국의 대통령'(a great President of South Korea)으로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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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30 08:56

트럼프 "중동에 평화 왔다"…이집트서 '가자평화선언'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중동에 마침내 평화가 찾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 평화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을 함께 달성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따라 이집트·카타르·미국·튀르키예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휴전 1단계에 언급, "절대 일어나지 않을 가장 큰 거래라는 말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중동 분쟁의 격화는 결국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군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등 휴전 중재국 정상과 함께 가자지구의 미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가자평화선언'에 서명했다. 사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비롯해 20개 항으로 이뤄진 가자지구 평화 구상의 내용을 담았을 것으로 보인다. 촉박하게 소집된 이날 회의에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20여개 주요국 정상은 물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등 34명의 세계 지도자가 참석해 가자지구 휴전과 평화 구상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부유한 국가들의 정상급 인사들이 이렇게 뒤쪽에 앉아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가자평화선언 서명식에 배석한 각국 지도자들에게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휴전 협정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란은 공식 초청을 받았지만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한편 엘시시 대통령과 함께 주재한 이날 회의는 앞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연설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며 3시간가량 지연됐다. 엘시시 대통령은 정상회의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라고 확신했다"며 "지역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집트 최고 민간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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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4 09:48

이스라엘 내각, 가자 1단계 휴전합의 승인…"모든 인질 석방"

이스라엘 내각이 10일(현지시간)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1단계 휴전 합의안을 승인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내각은 생존자와 사망자를 포함한 모든 인질의 석방을 위한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 성명에는 인질 석방에 대한 내용만 들어갔다. 이스라엘군 철수 등 다른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내각의 합의안 승인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24시간 내로 가자지구의 정해진 구역에서 철수해야 한다. 이후 72시간 동안 하마스는 생존 인질을 석방해야 하며 사망 인질의 시신은 이후 단계적으로 인계된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내각 승인 후 24시간 내로 휴전이 발효될 것"이라며 "이 24시간이 지나면 72시간 내에 인질이 석방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생존 이스라엘 인질 20명 전원이 오는 13일이나 14일에 석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한 2023년 10월 7일 납치된 인질 251명 중 47명이 남아 있으며 이 가운데 20명만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은 종신형 수감자 250명과 2023년 10월 7일 이후 구금된 가자지구 주민 1천700명을 풀어주게 된다. 2년간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여온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앞서 미국과 주변국의 중재로 지난 8일 휴전 협정 1단계에 전격 합의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전쟁을 끝내기 위해 양측의 인질 및 구금자 석방, 하마스 무장해제,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군, 가자지구 전후 통치체제 등을 담은 '가자 평화 구상'을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6일부터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이집트·카타르 등의 중재 하에 인질 석방과 휴전을 위한 협상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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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0 09:27

이스라엘 "트럼프 평화구상 첫 단계 즉각 이행 준비"

이스라엘이 미국과 협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 실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모든 인질을 즉각 석방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의 첫 단계를 즉시 이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이어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과 완전한 협력을 통해 전쟁을 끝낼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 일치하는 이스라엘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하마스의 추가 협상 요구 등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생존자와 유해를 포함한 모든 인질을 석방할 것"이라며 "세부 사항 논의를 위해 즉각 중재자를 통한 협상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성명을 발표한 지 2시간 만에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은 즉시 가자지구 폭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구상안을 발표하고 하마스에 수용을 압박해왔다. 당시 그는 억류한 이스라엘 인질의 전원 석방, 무장해제 등을 담은 평화구상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의 궤멸작전을 공식 지원하겠다며 하마스에 사흘 시한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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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04 10:32

"드디어 가족 품으로"…석방 韓근로자 전세기 인천으로 출발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316명이 탑승한 전세기가 11일(현지시간) 오전 11시38분께 미국 조지아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했다.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 이민 당국의 불법 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으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된 지 7일만이다. 이들은 한국시간 12일 오후 3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 앞서 이날 오전 2시18분께(현지시간) 조지아주 포크스턴 구금시설에서 풀려난 이들은 우리 기업 측이 마련한 일반 버스 8대에 나눠 타고 약 6시간을 달려 430㎞ 떨어진 애틀랜타 공항으로 이동했다. 스튜어트 구금시설에서 석방된 여성 근로자들이 탄 버스 1대도 이에 앞서 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을 태운 버스는 애틀랜타 공항 화물 청사로 이동, 전날부터 대기 중이던 대한항공 전세기 부근에 정차했다. 미국 측과 사전에 약속한 대로 이들은 구금 시설을 나서 수갑 등 신체적 구속 없이 평상복 차림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이날 전세기 이륙은 당초 예정된 시각(현지시간 정오께)보다 일찍 이뤄졌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남성 307명·여성 10명)으로 이 중 1명은 '자진 출국' 대신 잔류를 선택했다. 여기에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일본 3명·인도네시아 1명)을 포함해 330명이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일반 탑승객과 달리 이들은 화물 청사에서 별도의 신원 확인과 탑승권 교부 등 출국 절차를 밟은 뒤 전세기에 탑승했다. 사태 수습을 위해 미국을 찾은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등도 전세기에 동승했다. 박 차관은 전세기 탑승에 앞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무사히 돌아오실 수 있도록 여러 분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동안 직원분들께서 잘 견디고, 잘 버텨주셔서 감사하다"며 "그동안 많이 걱정했고 직원분들 가족들도 (석방을) 얼마나 기다리셨을까 하는 생각에, 잘 해결돼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로써 동맹국이자 우방국인 미국에서 발생한 초유의 수백명 단위 한국인 체포 및 구금 사태는 막판 귀국 일정이 하루 늦춰지는 등의 곡절 끝에 일단락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인 구금자들이 귀국후 미국 재입국 등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 한국 측 설명이나 미국 법규상 자진출국시 재입국 관련 제약 문제가 애매한 측면이 있어 향후 실제 불이익이 없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미 투자기업의 전문 인력들을 위한 미국 비자를 새롭게 설계하는 논의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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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9.12 08:45

정부, 구금한국인 귀국준비 착수 "美협조속 기술적문제 해결중"

한국 정부가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있는 한국인들의 귀국을 위한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이들은 자진출국을 선택하거나 구금시설에 남아 체류 적법성에 대해 이민법원 판단을 받아볼 수 있는데, 다수가 자진출국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국행 전세기에 구금된 직원 300여명 대부분이 탑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를 비롯한 외교부 현장대책반 관계자들은 이날 포크스턴 구금시설을 찾아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귀국을 위한 실무 준비를 진행했다. 조 총영사는 이날 오후 방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안에 계신 분들을 다 뵙고 (전세기) 탑승에 필요한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자진출국에 얼마나 동의하는지에 대해선 "다 한국에 가시는 것을 좋아하신다, 바라신다"라고 답했다. 잔류 희망자가 있는지에 대해선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총영사는 "미국 측 협조를 잘 받아서 여러 기술적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이민 당국의 외국인 번호(A-넘버·Alien number) 부여 절차도 이날 중 완료될 예정이라고 조 총영사는 설명했다. 외국인 번호는 추방 절차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부여하는 것인데 이민 당국의 기록 관리에 필요한 것이어서 출국 전에 완료돼야 한다. 조 총영사는 구금된 직원들이 자진출국할 경우 '5년 입국 제한' 등 불이익이 없을지에 대해선 "미국에 이미 있는 제도라 그 제도를 참고하면 된다"며 "자진출국이라서 5년 입국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현장대책반은 9일 다시 구금시설을 찾아 귀국을 위한 실무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미간 최종적 고위급 조율을 위해 방미길에 나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르면 9일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직무대행과 만나 구금자들의 재입국 제한 등 불이익 배제에 대한 확답을 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일 미 이민 당국은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들 한국인 300여명은 포크스턴 구금시설 및 스튜어트 구금시설(여성 직원)에 닷새째 구금된 상태다. 한국 정부는 이들을 추방이 아닌 자진출국 형식으로 귀국시키는 방향으로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왔다. 조 총영사는 목표로 했던 오는 10일에 전세기에 구금됐던 직원들을 태워 한국으로 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 "날짜는 제가 말할 사안이 아니고, 서울에서 발표나는 걸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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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9.09 08:07

韓당국자 "美구금 한국인들 10일께 귀국 전세기 탈것으로 생각"

미국 조지아주 이민당국 구금시설에 있는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에 대한 석방 교섭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들은 이르면 10일(미 동부시간) 한국행 전세기를 탈 것으로 보인다. 구금된 한국민에 대한 영사 지원을 총괄하고 있는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는 7일 오후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들의 귀국 시점에 대해 "수요일(10일)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는 포크스턴 구금시설에서 차로 50분가량 떨어진 플로리다주 잭슨빌 국제공항에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총영사는 "전세기를 운용과 관련해 기술적으로 협의해보니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공항이 잭슨빌 공항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총영사관 등 주미 한국 공관에 소속된 외교부 당국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포크스턴 ICE 시설에서 구금 직원과 면담을 진행했다. 여성 직원들은 여성 전용 별도 구금 시설에서 구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총영사는 "영사 면담은 일차적으로 다 마쳤다"며 "여성들이 있는 수감시설도 거의 오늘 중으로 다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총영사는 구금된 직원들의 상태에 대해 "다 모여 있는 식당에서 제가 봤는데 다들 잘 계시다"라며 "자택에서 있는 것만큼 편안하지는 않다"라고 전했다. 조 총영사는 "희망하는 분들을 최대한 신속히 한국으로 보내드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개별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대한 빨리 진행해서 원하는 분들이 빨리 한국으로 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미 이민 당국은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이민 단속 작전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대통령실은 7일(한국시간)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고 밝히며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세기가 우리 국민 여러분을 모시러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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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9.08 08:11

김정은·시진핑, 6년만에 만나 "우호불변"…북중관계 복원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이하 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양자회담을 하고 북러 밀착으로 소원해졌던 북중관계 복원을 알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양국 우호관계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중조(북중) 전통적 우호를 매우 중시하며 양국 관계를 잘 유지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기를 원한다"며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이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북중 우호의 정은 변하지 않으며, 북중 관계를 끊임없이 심화, 발전시키는 것은 북측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다. 2019년 1월 김 위원장의 방중, 그해 6월 시 주석의 평양 방문으로 이뤄진 그해 두 번의 회담 이후 6년여만에 만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북중 양국이 운명 공동체이며 공동이익을 함께 수호하자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공정한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유엔 등 다자 플랫폼에서 계속 조정을 강화해 양측의 공동이익과 근본이익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북중이 운명을 함께 하고, 서로를 지켜주는 좋은 이웃이자 친구이자 동지"라면서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국은 줄곧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계속해서 북측과 조정을 강화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전례 없는 글로벌 도전에 직면해 내가 인류 운명공동체 이념과 글로벌 발전, 글로벌 안보, 글로벌 문명, 글로벌 거버넌스를 잇따라 제안한 데 북측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호응했다"면서 "북중은 국제·지역 사안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한 김 위원장의 6년 8개월 만의 '5차 방중'으로 이뤄진 중국 80주년 전승절 열병식 참석에 대해 "북한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수호하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중 양당·양국이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북한은 대만·티베트·신장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확고히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중국이 국가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북측은 중국과의 경제 분야 협력에 대한 희망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은 시 총서기의 강력한 영도와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하에 위대한 발전을 거뒀다"면서 "북중이 모든 단계에서 밀접하게 왕래하고, 당의 건설·경제 발전 등의 경험을 교류하고, 조선노동당과 국가의 건설사업 발전을 돕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이 호혜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해 더 많은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이 공개한 회담 결과문에는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 관련 내용은 없었다. 김 위원장의 앞선 1∼4차 방중 때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시 주석이 이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들어갔으나 이번에는 빠졌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양국 정상의 회담 모두발언 영상을 즉시 공개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6년 만에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2019년 6월에 북한을 국빈 방문해, 어디를 가든 북중의 가족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고개를 끄덕인 김 위원장은 "6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면서 눈에 띄게 중국이 더 몰라보게 변모되고 발전된 것을 깊이 느꼈다"면서 "세상이 변해도 조중(북중) 양국의 친선의 정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소규모 다과회와 연회를 가졌다.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배석했다. 이날 중국 관영매체에 의해 실시간 생중계 수준으로 전해진 보도 시각을 고려할 때 양국이 만난 시간은 2시간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김 위원장은 다섯 번째 방중 일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10시 5분께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베이징역을 떠났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6년 8개월 만에 이뤄졌다. 앞선 네 차례 방중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시절 남북·북미 대화 국면이던 2018년 3·5·6월과 2019년 1월 각각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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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9.05 07:54

'북중러 결속' 직면 트럼프 외교…한미일 협력 강화로 대응하나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연대 강화를 목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들의 '반미(反美)·반서방' 결속에 어떤 대응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대규모 열병식을 겸한 이번 전승절 기념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 최대 정치 이벤트로 꼽혔고,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자국 우방국 정상급 20여명과 함께 반서방 연대를 과시하고 그 결속력을 굳건히 다지는 계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로 짜여진 글로벌 체제를 자국 중심의 새로운 세계 질서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자리였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과 러시아 입장에서는 66년 만에 중국 지도자와 한 자리에 서면서 중국과 협력해 기존 미국 중심의 질서에 대항하고 도전하겠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과 거래 위주의 동맹관 표명, 대외 원조 삭감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은 기존 미국의 리더십이 빠져나간 '빈 공간'을 파고들려 하는 양상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를 바라본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전승절 행사가 시작되고서 톈안문 망루의 시 주석 좌우 양 옆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나란히 서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비교적 장문의 글을 올렸다. 시 주석에게 보내는 메시지 형식의 이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2차 세계대전에서 중국이 일본에 항복을 받아내기까지 "미국이 중국에 제공한 막대한 양의 지원과 '피'"를 거론하며 중국이 미국에 '큰 빚'을 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지만, 정작 중요한 메시지는 북중러 3국의 반미 연대 결속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지점에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 말미에 "당신들이 미국에 대항할 작당 모의를 하는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고 적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를 내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간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김 위원장 등 권위주의 국가의 '스트롱맨'들과 친분을 과시하면서 이를 통해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굳건히 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 결과가 자신에게 한데 뭉쳐 맞서는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역설 화법으로 실망감과 함께 불편함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북중러를 필두로 한 반서방 연대의 규합 및 과시는 집권 2기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의 역효과가 드러난 결과라는 비판적 분석을 외신들은 내놓고 있다. 동맹이나 적국을 가리지 않고 부과한 관세 정책으로 세계 무역 질서를 무너뜨린 신(新) 보호주의와 약소국에 대한 횡포, 유엔 등 국제기구 무시, 미국의 대외 원조프로그램 폐기 등을 통해 전 세계의 반감을 키우고 더는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국가가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게 하면서 중국이 이번 전승절 행사에서 반미 연대의 중심에 설 수 있는 동력을 키웠다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종식 협상을 위한 양자 정상회담 성사를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인도를 향해 기존 25%에 '대러 2차 제재' 차원의 추가 25%를 더해 50%의 관세를 부과하자 인도가 중국에 밀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번 전승절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 전날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O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친밀함을 한껏 과시했다. 인도는 특히 미국이 최대 글로벌 패권 경쟁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소다자 협의체 '쿼드'(Quad) 회원국인데도 미국의 자장에서 이탈해 중국에 다가가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세계 안보 전략의 초점을 유럽 및 중동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옮기고 있는 가운데 중국을 중심으로 한 반미·반서방 연대 및 결속력 과시뿐 아니라 인도의 이탈까지 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외교 정책은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매듭짓고 인태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려 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참전을 통해 '혈맹'으로 관계가 발전한 북한뿐 아니라 중국까지 등에 업으면서 미국이 추진하는 종전 시나리오대로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전통적 동맹인 서유럽 국가들도 겉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노력을 지지하면서도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 전면 중단 등 대러 압박용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으면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꺼내 들 대응 카드에 관심이 모인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제재 카드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갈라치기'를 시도할지 주목된다. 중국에 대해 11월까지 관세 휴전을 연장해놓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의회에서 발의된 강력한 대러 2차 제재 법안이라는 카드가 있다. 아직은 통과되지 않았지만, 다수당인 공화당의 협조를 등에 업고 이를 대러 및 대중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중국이나 러시아, 북한의 관계가 오랜 기간 결속을 다져온 동맹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편의주의적인 결합으로 보고 있고, 이러한 관세 및 제재 카드가 반미 결속의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어서다. 미국이 이번 반미 연대의 결속을 인태 지역에서 미국의 아시아 최대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의 3자 협력을 더욱 강화할 이유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 일본과는 이미 자칫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도 있었던 관세 및 무역 협정을 큰 틀에서 합의한 만큼 한미일 안보 분야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중국 견제 및 북중러 연대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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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9.04 08:00

시진핑 왼쪽 김정은·오른쪽 푸틴…북중러정상 '역사적 장면'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정상이 한자리에 모였다. 3일 오전 9시(현지시간)꼐 베이징 톈안먼 앞에서 시작된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톈안먼 망루(성루)에 등장했다. 북중러 정상은 시 주석 내외가 고궁박물관 내 돤먼(端門) 남쪽 광장에서 외빈을 영접하고 기념촬영을 할 때 나란히 중심에 섰다. 이어 톈안먼 망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나란히 함께 걸으며 담소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톈안먼 망루에 올라간 뒤에는 시 주석의 뒤를 이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차례로 입장하며 항전노병들과 인사하고, 본행사에서도 망루 중심에 함께 자리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북한, 중국, 러시아 최고지도자가 공식 석상에 한자리에 모인 것은 냉전 종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옛 소련 시절까지 포함하면 1959년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열병식 당시 김일성 북한 주석·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와 함께 톈안먼 망루에 선 이후 66년 만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왼쪽에 김정은 위원장,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나란히 자리한 모습은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 중국을 중심으로 한 북중러 3국의 '반(反)트럼프, 반(反)서방' 연대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과 중일전쟁 등 과거의 굴욕을 딛고 강대국으로 부상한 자국이 새로운 세계 질서를 이끌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를 끌어들이며 중러 결속을 약화하고 북미 대화까지 거론하는 상황에서, 북러 양국에 모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자국임을 대외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으로 다자외교무대에 등장함으로써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를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 국제
  • 연합
  • 2025.09.03 10:48

北, '김정은 베이징 도착' 내부매체로도 알려…주애 언급은 없어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베이징 도착소식을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과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 등 내부 매체로 알렸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자 1면에 "김 위원장이 2일 오후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돌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열차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딸 주애를 바로 곁에 대동하고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공식 서열 5위)와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등의 영접을 받는 사진 등을 실었다. 북한 내부매체가 주애의 김 위원장 동행을 언급할 때 일반적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 등으로 호칭하지만, 이날 보도에는 전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와 마찬가지로 주애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신문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내용에 더해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직원들이 역에 나왔다고 전하고, 베이징시(市)가 "중국 인민에 대한 친선의 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김 위원장을 맞아 "가장 친근한 우의의 정과 열정적인 환영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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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25.09.0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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