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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감동 선사한 완주 삼례여중 축구부, 관객도 울릴까?
‘우생순’ 감동 선사한 완주 삼례여중 축구부, 관객도 울릴까?
  • 육경근
  • 승인 2020.05.05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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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감동실화 영화 ‘슈팅걸스’ 6일 개봉
영화 촬영 5년만에 상영
축구·학교 관계자들 “축구부 해체 안타깝다"
영화 '슈팅걸스' 장면.
영화 '슈팅걸스' 장면.

허름한 츄리닝 차림의 남자, 축구부 감독은 동네 꼬마와 전자오락을 즐기고 있다.

감독은 선수들에게 집중력 훈련을 핑계로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 채집을 시키며 다소 철없는 모습으로 유쾌한 웃음을 보인다. (영화 ‘슈팅걸스’ 한 장면)

“우리는 오늘도 내일을 향해 뛴다!”

고 김수철 감독이 하늘에서 지켜볼 영화 ‘슈팅걸스’가 6일 경기를 다시 시작한다.

부원 13명으로 2009년 여왕기 전국축구대회 우승, 소년체전 준우승을 차지한 삼례여중 축구부와 그들의 영원한 스승 ‘고 김수철 감독’이 함께 써내려간 우승 감동실화 영화 ‘슈팅걸스’가 촬영 5년만에 개봉한다.

배효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정웅인이 김 감독 역을 맡았다. 선수 배역 중 진희단, 왕솔비, 조아라, 김경현, 정은채 등 영화 촬영 당시 삼례여중 선수들이 맡아서 연기를 펼쳐 화제였다.

현재 삼례여중 출신이기도 한 서울시청 소속 김빛나 선수는 지난 U-17 월드컵에서 국가대표로 참여해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축구계 유망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꿈을 향한 뜨거운 열정은 이제 느낄 수가 없다. 2020년 봄 ‘슈팅걸스’의 꿈이 거리로 내몰려 삼례여중 축구부가 창단 20년만에 지난 3월 해체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삼례중과 통합 이전, 합숙소 이용 금지,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 등 여러 문제에 부딪히며 도내 유일한 중학교 ‘여자축구팀’이 사라졌다.

당시 촬영에 나선 진희단 선수는 “이곳저곳 이동을 많이 했고, 늦은밤까지 촬영하기도 했다. 연기가 축구보다 훨씬 어려웠다”며 “우리팀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서 더 기뻤다”고 했다.

특히, 여자축구 국가대표 조소현 선수는 추천영상을 공개하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슈팅걸스’가 5월 6일 개봉합니다. 가정의 달 5월에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라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009년 여왕기 전국대회 결승전을 지켜본 체육계 관계자는 그날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그는 “제 기억으로 1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했다. 10명의 선수가 싸워야 하는데 선수 1명이 부상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 선수가 다리를 절뚝절뚝 거리면서 어쩔수 없이 그라운드에서 뛸 수밖에 없는 장면을 보고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이어 “교체선수 없이 경기를 하며 우승을 차지해 감독과 선수들이 얼싸안고 울음을 터뜨린 광경은 경기를 지켜본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촬영 당시 제작 지원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적극 도왔던 김쌍동 전북도교육청 인성건강과장도 감회가 새롭다.

김 과장은 “농어촌학교 지원사업 ‘로컬에듀’ 예산 5000만원을 영화촬영에 지원했다”며 “촬영장소 물색, 시사회 티켓 배부, 선수 장학금 지급 등 적극 지원에 나섰지만 학교 축구부가 사라진 가운데 영화를 개봉해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방침으로 도내 축구부가 있는 초중등 학교는 합숙소를 금지시켰지만 삼례여중 축구부만큼은 3년간 (합숙소 금지) 유예시키며 축구부를 유지하려고 노력을 했다”면서 “힘들게 개봉하는 만큼 관객들이 많이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 시민은 “지금이라도 개봉해서 다행이다. 상영관 수는 적겠지만 다시 한번 여자 축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도내 유일 여중 축구팀이 사라져 안타깝지만 도교육청, 축구협회 등 관계기관들이 머리를 맞대 축구팀을 부활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는 2015년 1월 첫 촬영을 시작, 2016년 1월에 마지막 촬영을 했고 2017년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는 등 관심을 모았다.

11년 전 축구 소녀들이 일군 ‘작은 기적’이 스크린에서 감동으로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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