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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오목대] 개천에서 용나기백성일(수석논설위원)
전북일보  |  desk@jjan.kr / 최종수정 : 2010.09.07  20:50:35
  
 

예전에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했다.일류대학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해서 판 검사가 된 사람이 많았다.행정 외무 기술고시에 합격해 출세한 사람도 있었지만 사법고시를 더 선호했다.사시는 과거시험이나 같아서 젊은이의 선망이었다.재학중에 소년등과(小年登科)한 사람도 있었지만 졸업후에도 합격 못해 패인이 된 사람도 많았다.합격하고 나면 딸 가진 부자 집에서 사위 삼으려고 중매 들어오는 건 통과의례였다.

고시 공부할려면 절로 갔다.상고만 나온 노무현 전대통령은 봉하마을 뒤에다 움막 짓고 고시공부 한 것으로 유명하다.지금은 서울대 주변 신림동 고시원으로 가야 된다.MB가 인재를 등용할 때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추켜 세웠지만 고시에 합격하면 하루 아침에 신분이 상승했다.누구는 잠 자고 나 보니까 스타가 되었다고 했지만 고시 합격은 출세하는 등용문이었다.

지금도 젊은이들이 고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 온 몸을 불사른다.다른 직업에 비해 신분이 확실하고 엘리트 개념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고시를 한다.사법시험 합격자수가 1000명까지로 많아져 예전만한 권위는 못 누리지만 그래도 사시에 매달린다.직렬로 뽑는 행시는 선발인원이 300명 밖에 안돼 합격하기가 사시보다 더 어려워졌다.행시는 고위 공직자가 될 수 있고 때로는 장관도 발탁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선호한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고시 합격자가 발표된다.시골 길을 가다 보면 마을 어귀나 학교 정문에 아무개집 아들이 고시에 합격했다는 현수막이 내걸린다.예전과 달리 여자들이 고시에서 두각을 나타낸다.수석 합격자가 여성이고 합격 비율도 거의 남성과 같아지고 있다.여풍당당이란 말이 실감 난다.판 검사나 고급공무원 가운데는 골드 미스가 즐비하다.

중국 육조시대 유의경이 지은 세설신어(世說新語)에는 '부형의 형세에 기대어 좋은 벼슬에 오르면 불행해진다'고 했다.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처럼 말이다.특권층이 특혜 받으며 공직에 진출하면 가난하고 배경없는 사람은 더 살길이 막막해진다.MB가 말하는 '공정한 사회'는 예전처럼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사회'를 말해야 한다.그래야 부의 양극화가 어느 정도 가실 수 있다.

/ 백성일(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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