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사가 주최한 두개의 공연무대가 지난 주말 관객들에게 뜨거운 감동과 특별한 감흥을 전했다.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는 활의 선율을 빼어난 예술로 전했고, 김경주 자미수현현의 마을춤 공연은 우리춤의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했다.
전주 클래식 매니아들의 눈과 귀가 18살의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인디애나음대 재학)에게 쏠렸다. '이유라 바이올린 독주회'가 열린 30일 오후 7시 소리전당 연지홀. 연주자는 도도했고, 청중은 그의 고고성을 인정했다.
뉴욕필하모니의 음악감독 로린 마젤의 "이유라는 매우 영리한 연주자다. 빈틈없고 지적인 연주를 펼치며 주춤거리거나 주저함이 없이 모든 것을 표현한다”는 평은 이번 연주에서도 유감 없이 드러났다.
이유라의 활이 첫 소절을 힘차게 내리긋는 순간 객석의 긴장은 잔잔한 탄성으로 변했다. 낭랑한 음색으로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그의 연주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당당했다. 거침없이 절도 있게 활의 시위를 밀고 당겼지만, 과장된 연주는 아니었다. 절제미와 균형미, 그리고 진지함의 미덕을 아는 연주가였던 탓이다.
그는 낯설었던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1번'을 너무나 친숙한 음악으로 다가서게 했고, 타르티니의 '악마의 트릴'은 부풀린 기교보다 절제된 연주로 연주회의 기품을 새롭게 했다. 여성 연주자에게 좀처럼 보기 힘든 짧은 머리도 오히려 그의 연주를 더 강렬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소품이 됐다.
감정을 지나치게 통제하는 이성의 차가운 응시는 18세 연주자에겐 범상치 않은 미덕이다. 하지만 이는 톡톡 튀는 젊음의 장점이 십분 발휘되지 못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유라는 외국무대에서의 화려한 활동에 비해 국내무대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이번 연주회는 다른 유명 연주자들의 공연때와는 달리 만석사례는 없었다. "당분간 재충전을 위해 휴식을 갖겠다”는 그의 말을 듣고 보면 더 아쉬운 점이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