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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CEO형 자치단체장의 리더십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10년이 지났다. 그 공과(功過)와 명암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안타까운 것은 그동안 적지 않은 지자체 수장(首長)들이 각종 비리로 중도 하차하였다는 사실이다. 그 비중이 전국적으로 무려 27%에 달하며 우리 전북만 해도 10여 명이 낙마하였단다. 우리 전북뿐만 아니라 타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자위하기엔 너무도 기가 막힐 노릇이다.

 

농촌이 지금 얼마나 어려운가. 농업개방시대를 맞아 더 이상 정부의 보호막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 이제 고품질 고부가가치 영농과 판로개척 그리고 지역 특화사업 등 혁신적인 자생노력이 더욱 절실한 때다. 그런 노력을 선도하는 책임자가 바로 지자체 수장이다. 그는 시대에 맞는 지역발전 비전을 제시하고 주민의 호응과 일체감을 조성하여 실천해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먼저 휘하 공무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공정한 인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만사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때 비로소 가능하며 그 신뢰가 바로 리더쉽의 핵심이다.

 

그런데 수장이라는 자가 염불보다는 잿밥에 눈이 멀어 매관매직이나 이권개입을 일삼는다면 과연 리더쉽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까.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사(上司)로서 공무원들에 대한 영(令)은 어느 정도 유지되겠지만 능동적이고 열렬한 호응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부쩍 CEO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지난 대선 때 후보들마다 "CEO 마인드를 가진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였다. 지자체 수장들도 “CEO형 단체장이 되겠다”고 곧잘 말한다. CEO(Chief Executive Officer)란 ‘최고경영자’라는 뜻이며 그의 역량에 따라 조직의 생사와 성패가 좌우된다. 그 만큼 매우 중요한 자리이며 사회 모든 부문에 기업 경영학적인 원리가 보편화 되었다.

 

대통령, 도지사, 시장, 군수 등은 조직의 대소(大小) 차이일 뿐 모두가 CEO이다. 우리는 동창회장 하나를 뽑을 때도 신중히 한다. 덕망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르기 위해서고 그런 사람만이 동창회를 잘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수많은 주민을 이끌어가는 지자체 수장은 과연 어떤 사람이어야 하겠는가.

 

CEO의 덕목(德目)에 대해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비젼이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 능력과 구성원 간의 이해를 조절하고 통합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전문성과 도덕성이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덕목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은 '리더쉽'이다.

 

리더쉽이란 사람들을 목표를 향해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전쟁터에서 부하들로 하여금 사지(死地)를 마다 않고 돌진케 하는 지휘관! 그러나 상사의 직권적 명령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부하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힘! 그것이 바로 진정한 리더쉽이다.

 

그런 리더쉽을 위해 CEO는 어떤 기본 덕목을 갖추어야 될까. 그 진리는 너무도가까이에 있는 것 같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간미,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와 소신, 불의에 절대 타협하지 않는 의연함, 매사에 솔선수범하며 근검절약하는 생활태도, 헛소리 안하는 언행일치, 화목한 가정을 이끄는 가장, 사회 구성원으로서 투철한 공동체 의식 등 매우 기본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덕목은 다름 아닌 높은 도덕성과 풍부한 감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내년이면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우리 고향이 그런 기본 덕목에 역동성까지 겸비한 CEO형 지도자를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박상모(재경임실군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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