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고기는 사달라고 해서라도 먹고,돼지고기는 사준다면 먹지만 쇠고기는 사주더라도 먹지 말라'는 말이 있다. 밑도끝도없이 떠돌아다니는 속설이니 크게 괘념할 것까지는 없겠으나, 고기마다 맛과 영양소가 각각 다른데 뜬금없이 뭐는 먹고 뭐는 먹지 말라니 그 배경이 궁금하다. 혹 쇠고기값이 너무 비싸 사먹기가 부담스럽다보니 엉뚱하게 화풀이를 해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쇠고기는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과 비타민 A B1 B2등이 포함돼 있는 영양가 높은 식품이다. 또 리진 트레모닌 발린 로이신등 필수 아미노산과 올레인산 팔미틴산 리놀산 등 지방산, 그리고 칼슘 유황 인 철 등 광물질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이처럼 쇠고기에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여 옛부터 기력이 허한 사람들이 체력보강을 위해 즐겨 찾고 있다.
쇠고기는 또한 한의학적 효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는 사람의 체질과 비슷하여 각 부위별로 인체의 기능을 보완해준다는 것. 특히 우황(牛黃)은 소아경풍과 간질 뇌염 정신분열증에, 꼬리와 낭신은 불면증과 귀막힘 증상에 치료약으로 쓰이고 있다. 사상의학적으로는 태음인과 궁합이 잘 들어맞는다고 한다.
적당히만 먹는다면 쇠고기처럼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먹거리가 흔치 않다. 흠이 있다면 값이 좀 비싼게 흠이다. 게다가 한 사람이 1인분으로는 어딘지 모르게 서운하니 서너명이 먹다보면 얼른 10만원이다. 눈대중으로도 얼추 부족할 것 같은데 젊잖은 체면에 확인해볼 수도 없고 바가지를 쓰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그뿐인가. 수입고기도 많이 들어오고 젖소고기도 깔렸다는데 어찌된 일인지 음식점만 가면 모두 한우고기란다. 아무리 맛을 봐도 틀림없이 거시기한데 한우라고 우기니 유전자 감식을 해보자고 할 수도 없고 진짜 짜증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렇게 더블로 바가지를 쓰고 나면 아무리 쇠고기 좋아하는 식도락가도 인내에 한계를 느끼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근래 값이 싼 쇠고기들이 나와 모처럼 서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하지만 값이 싼 것까지는 좋은데 이것 역시 '한우고기'라고 우겨대니 또 헷갈리기 시작한다. 아무리 수판알을 굴려봐도 그 값으로는 토종한우고기를 팔 수가 없을텐데 정말 이해가 안된다. 불신이 더 쌓이기 전에 당국이나서 속시원히 밝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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