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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한국어 교사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1989년 당시 대우그룹 총수였던 김우중씨의 책 제목이다. 이 제목은 많은 사람들 입길에 오르내렸다. 긍정과 부정 여부를 떠나서 이런 표현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었다는 이야기는 ‘할 일’에 대한 재조명의 기회가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욕망에 대한 학문적 접근으로 유명한 매슬로우(Maslow)는 다섯 단계의 욕망을 기술한다. 그 중 제일 첫 번째는 기본적·생리적 욕구이다. 우리가 ‘할 일’을 생각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식욕에 대한 해결책일 것이다. ‘할 일’을 통해서 추구하는 그 다음 단계가 경제적 안정이다. 사람들은 경제적 안정이 확보되면 그 다음으로 사회에 대한 귀속감에 관심을 갖고 그런 분야의 ‘할 일’을 찾게 된다.

 

네 번재 단계에서는 동료의 인정에 관심을 갖는다. 이제는 경제적인 문제보다 관계의 문제에 더 큰 관심과 비중을 두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자아실현을 통한 성취에서 만족감을 느끼려는 욕구이다. 돈도 좋고 편안한 것도 좋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위해서 경제적인 문제를 초월할 수도 있다는 태도이다.

 

우리는 평화봉사단을 기억한다. 이들을 가장 쉽게 기억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원어민 교사가 바로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뉴프론티어 정책으로 제정된 미국정부의 자원봉사자 기관이었던 평화봉사단은 전문인력을 보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우리는 그 중 영어교육을 담당하는 평화봉사단원을 많이 봐 온 것이다.

 

평화봉사단을 받아들였던 우리가 지금은 다른 나라에 한국어교사를 파견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무상으로 협력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한국어교사 파견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 것이다. 낯선 이국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이들이 바로 매슬로우의 마지막 단계 욕구인 자아실현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는 경우에 해당한다.

 

한국어교사를 필요로 하는 현장의 욕구에 비해 공급의 질적 양적 수준은 아직도 미흡하다. 좀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교사가 필요하며 이러한 교사를 양성할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많아져야 한다. 대학에 한국어교육관련 학과가 있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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