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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약탈과 계륵 단상

지난 7월 26일 치러진 재·보선에서 보인 투표율 24.8%는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투표자의 50%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고 할 경우 전체 유권자의 12% 정도의 지지를 받은 셈이 되니 대의 민주주의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울 지경이다. 이처럼 저조한 투표율로 인해서 당선된 이들의 정치활동이 유권자 특히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의 불만을 가져 올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되는 문제이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이렇게 저조한 투표율이라 하더라도 당선자의 대표성을 훼손하지 않는다. 일단 선출된 이상 그 대표성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최근의 사례로는 ‘계륵 대통령’과 ‘약탈 정부’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일간지 두 곳에서 대통령과 정부는 닭갈비와 약탈자 정도로 치부된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이들 언론을 매도하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취재협조를 거부하여 문제를 해결한다기보다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느낌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통령도 우리 손으로 뽑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가 봤지만 대통령을 중도에 끌어 내릴 수 있는 일도 아니라는 사실가지 알게 되었다. 이런 사실을 전제로 한다면 정서가 다르다고 해도 우리는 대통령과 현 정부를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신문에 실린 계륵과 약탈이라는 단어와 그 단어를 포함한 전후 맥락으로 보아 적절한 인과관계나 논리를 가지고 내용을 전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동안 치러졌던 여러 선거에서 집권당이 줄줄이 참패를 당한 것이 민심이라 하더라도 이를 감정적으로 표출해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머피의 법칙’을 패러디할 정도로 대통령을 회화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동안에는 어떤 특정 사안때문에 미웠다면 이제는 특별한 이유없이 밉다는 표현이 패러디로 발현되었다는 점에서 그 심각함을 엿볼 수 있다.

 

현 정권을 약탈 정부라느니 계륵 대통령이라느니 하는 표현은 독자를 위한 기분풀이가 될지는 모르지만 현 정국에 대한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 정말 이 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관철시키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노력이 쉽게 결실을 맺지는 못하겠지만 정말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노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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