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계속 출마를 고집하고 당선까지 된다면 호남은 김대중(DJ) 일가를 버릴 수 밖에 없다. 홍업씨가 당선된다면 개인과 가족의 일시적 즐거움은 될지언정 지역민과 한국인의 사랑과 존경을 영원히 포기해야 할 것이다” 이는 지난 21일 광주전남지역 59개 시민사회단체가 4·25 재보선에서 전남 무안·신안지역에 출마한 DJ의 둘째아들을 반대하며 발표한 성명의 일부다. 이들은 DJ가 어려웠던 시절, 맨앞에서 온 몸을 던져 그를 지켜냈던 사람들이다.
홍업씨는 이같은 반대를 뚫고 어렵게 당선되었다. 홍업씨의 당선으로 DJ의 고향인 이곳은 그의 가신인 한화갑이 물러난 자리를 물려받게 되었다. 또 DJ가 차지했던 목포는 그의 분신이었던 권노갑에 이어 큰 아들 홍일씨에게 물려주었고 홍일씨는 비리로 물러난 바 있다. 결국 지역민들은 ‘세습정치 반대’와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갈림길에서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그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들이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된데 대해 DJ는 이렇게 변명했다.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고생만 시킨 아버지로서 명예회복을 하려는 아들에게 솔직히 하지 말라고 하기 어려웠다.” 정치인 DJ가 아닌 아버지 DJ로서 인간적인 호소인 셈이다.
그러나 김홍업이 누구인가. 그는 DJ의 대통령 재임 당시 기업들로 부터 48억원의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1년6개월을 감옥에서 보낸 인물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노벨평화상에 빛나는 대통령에게 레임덕을 안기고 국민의 정부에 비리정권이라는 오명을 안긴 핏줄에 다름 아니다. 고달팠던 민주화 역정과 호남 민중의 한서린 영광을 부끄럽게 한 것이다.
한편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자신의 둘째아들을 때린 유흥업소 종업원에게 보복성 폭력을 가했다 경찰의 수사대상에 올랐다. 20대 초반으로 미국 유명대에 재학중인 아들은 지난달 서울 강남의 룸싸롱에서 술에 취해 시비를 벌인 끝에 눈 주위가 찢어져 10여 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 이를 들은 김회장은 자신이 직접 아들과 경호원을 데리고 찿아가 그들을 폭행했다는 것이다.
대학(大學)에는 “사람들이 제 자식의 잘못은 알지 못한다”고 적고 있다. 지도층의 빗나간 자식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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