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05:42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은 애초 1958년 5월 8일 세계적십자의 날에 시작되어 퇴직한 은사와 투병중인 은사를 찾아 위로하고 격려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이 일은 청소년 적십자 단체가 주체가 되었는데 1963년 10월 서울에서 1차 회의 그리고 1964년 4월 우리 고장 전주에서 2차 회의를 열어 5월 15일은 스승의 날로 정했다. 5월 15일로 제정된 이유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이기 때문이었는데 우리 민족의 큰 스승이라는 취지를 담고 있었다. 이후 1973년 국민교육헌장 선포일인 12월 5일로 통합되었다가 1982년에 다시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삼아 지금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스승의 날이 은퇴하신 선생님들을 돌본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을 알 수 있다. 굳이 옛말을 들추자면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해서 임금과 스승과 부모의 은혜를 동일시했었다. 권위는 ‘어떤 분야에서 능히 남이 신뢰할 만한 뛰어난 지식이나 기술, 또는 실력’을 의미한다. 뛰어난 지식이나 기술 또는 실력을 겸비해야 하는지 하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스승에게는 권위가 있었다. 그리고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는 말처럼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있었다.

 

그런 스승의 권위와 존경하는 마음이 세월의 무게를 못 이기는 모양이다. 촌지 자진 신고 제도가 있지를 않나, 스승의 날을 없애자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들리지를 않나, 언제부터인지 스승의 날이 여러 모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어 버렸다. 학부모에게는 촌지와 선물에 대한 부담을 주는 날이며 교사에게는 교육부와 언론, 정권이 한 목소리로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날인데다가 학생들에게는 그지 일 년에 한 번 있는 그렇고 그런 날로 치부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어제 포털 사이트 한 곳에서 회원들에게 스승의 날 폐지 의견 등을 조사한 결과를 내 놓았다. 10명 중 8명은 스승의 날 폐지에 부정적인 답변을 하였다. 반면 폐지하자는 의견은 15%로 많지 않았다. 이런 조사가 통계적으로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해석해도 크게 문제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떤 일에나 부정적인 목소리는 실제보다 유난히 크게 들리는 법이다. 일부 교사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있다 해서 이를 교사 모두에게 투영시키는 분위기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제일 우려할 일은 교사들의 자조(自嘲)가 아닌가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