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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노출시대, 자신있게 표출 아름답게 노출

치마 저고리에, 장옷까지 뒤집어 쓰고 눈만 내놓았던 시절이 있었다. ‘윤복희의 미니스커트’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시절도 지나 이제는 ‘노출을 권장(?)하는 시대’가 왔다.

 

한여름, 거리에 서면 눈이 바빠진다.

 

“걸어다니면서 봉사활동을 한다”며 속으로는 ‘나이스’와 ‘쌩유’를 외쳐대는 남자들. 그러나 두툼하게 잡히는 아랫배와 과도한 허벅지살을 보면, 노출에도 눈살을 찌푸린다. 과연 노출의 허용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최근 경찰청이 내놓은 성범죄예방가이드에는 ‘지나치게 노출이 심한 옷은 피하라’는 조항이 실렸다고 한다. 뒤집어 보면 지나친 노출이 성범죄를 조장한다는 것인데, 과연 맞는 주장일까?

 

20대부터 50대까지, 여자들만 모여있는 객원기자단은 ‘노출’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까?

 

 

△ 어디까지가 노출?

 

‘마음이 동하면 예술이고, 몸이 동하면 외설’이라는 말이 있다. 노출도 마찬가지. 보는 사람의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해 보이기까지 한다면 노출이다. 객원기자들은 “거부감의 정도로 노출의 범위를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정리했다. 한 객원기자는 “입은 것보다 벗은 게 더 많을 때는 같은 여자라도 눈을 어디에 둬야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관대한 남자들도 여자의 노출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상체를 살짝만 숙여도 가슴이 훤히 드러나보이는 옷을 입은 여자들과 마주서서 일을 하려면 곤란스러운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미니스커트가 유행하면서 도서관에서는 책상 밑으로 떨어진 볼펜 줍기가 두렵다.

 

 

△ 내가 노출을 하는 이유

 

노출을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무더위 때문. 한여름에도 칼라가 달린 박스티에 긴 바지를 고집하다 보면 때로는 보는 사람까지 덥게 만든다. 객원기자들은 “민소매에 반바지를 입을 때 확실히 시원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가 노출을 부추기기도 한다. 비키니만 입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시대, TV에서는 이미 어깨를 드러내거나 미니스커트를 입는 것은 얌전한 축이다. 연예인들의 옷차림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도 노출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또 “얌전한 옷을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는 주장도 재밌다. 기성복이 보편화된 시대, 흐물흐물한 천이나 미니스커트, 골반바지가 대세다. 한 객원기자는 “요즘 세상에는 노출하지 않는 옷을 구하기가 더 어렵다”며 “옷을 직접 맞춰입지 않는 한, 옷에 사람을 맞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노출=자신감

 

객원기자들은 노출을 ‘자신감의 표현’으로 봤다.

 

“내성적이고 보수적인 성격상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 못한다”는 한 객원기자는 “몸매가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어느 정도 노출한 사람을 보면 자신감있어 보여 부럽다”고 말했다. 그는 때로는 형식이 내용을 말해주듯, 옷차림에도 성격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결혼 전 44kg이었던 객원기자는 둘째를 낳고 몸무게가 10kg이 불었다. 미니스커트에 달라붙는 티셔츠를 즐겨입던 그였지만, 이제는 ‘뱃살을 가릴 수 있느냐 없느냐’가 옷 선택의 최우선기준이 됐다.

 

여름에 대비, 다이어트를 한다는 객원기자는 “연예인들처럼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라인이 나올 때 만족을 느낀다”며 “여름철 여성의 노출은 스스로에게 만족과 자부심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노출하겠다는 데 굳이 사회가 나서서 말릴 필요는 없다”며 부정적 시선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 노출에 대한 이중적 잣대

 

여성의 노출에 대해 남성들의 태도는 지극히 이중적이다.

 

내가 모르는 여성들의 노출은 ‘대환영’이지만, ‘내 아내’ ‘내 애인’ ‘내 동생’의 노출에 대해서는 보수적이다. 자기 주변의 여성들이 눈요기거리로 전락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남성들은 다른 사람의 아내, 여자친구, 여동생들의 노출을 즐긴다.

 

남성 여성을 떠나 노출에 대한 이중적 잣대는 또 있다. 뚱뚱한 사람이 노출하면 손가락질을 하고, 날씬한 사람이 노출하면 환영하는 이 사회 역시 노출에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있다.

 

노출에 대한 시각은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이다. 노출이 성범죄율을 높인다는 분석이 대표적이다. 물론, 지나친 노출이 자극요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성범죄의 책임을 여성의 노출로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 누드가 아닌, 네이키드로

 

‘누드’(nude)가 의도된 노출이라면, ‘네이키드’(naked)는 자연스럽게 신체를 노출하는 것을 말한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닌, 날씨가 더워서 혹은 옷의 디자인에 따라 하는 노출은 당당하고 아름답다. 적당한 노출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 그것이 곧 자신감의 표출이다.

 

 

△ 노출에도 예의가 있다.

 

노출에도 격이 있다. 노출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이들도 예의 없는 노출은 사절이다.

 

옷차림은 곧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기 때문에 때와 장소, 직업, 상황 등을 가려야 한다. 털, 악취 등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도 노출하는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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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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