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지난해 우리나라의 서비스수지 적자는 187억 6,300만 달러로 독일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독일과 일본, 한국이 제조업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서비스산업 경쟁력이 취약해 서비스수지 적자를 크게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금융·의료·교육·관광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이 부문에서 대규모 흑자를 내고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서비스업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서비스 경제화가 심화되고 있고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교육, 의료, 여행 등 고급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증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업은 외형적인 면에서 크게 성장했음에도 제조업에 비해 생산성은 상대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현실이다. 서비스부문의 급속한 고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는 상당히 부진하며, 소비자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고, 제조업과의 연관 관계가 부족해 제조업의 생산성 확대가 서비스업으로 연결되는 적하효과(trickle down effect)가 부족하다는 것도 커다란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산업의 문제들을 특별히 전북과 관련하여 생각해보기로 하겠다.
전북은 3가지 핵심 서비스산업인 금융, 의료, 관광 중에서 의료와 관광분야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서비스업을 집중 육성해 지역의 안정적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지역밀착형 고용서비스 제공 등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일자리 창출을 늘릴 수 있다. 사회 서비스업인 의료분야는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종합병원 및 의료시설 등을 유치해 관광, 실버산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태국과 같은 의료허브를 조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전북의 관광자원과 의료 서비스를 합쳐 의료관광 허브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아시아 의료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지난해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국·인도·중동지역 등 외국인 환자 15만명이 싱가포르 의료서비스를 찾아 몰려왔고 외국인 환자 유치로 5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민간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각종 규제들을 과감히 없애고 이들 병원은 외국인 환자 유치에 사활을 건다. 환자가 오면 담당 직원이 공항에 마중을 나가고, 치료가 길어지면 체류 허가 기간도 병원이 알아서 연장시킨다. 모든 의료서비스는 ‘Five Star’ 호텔 기준으로 제공되며, 입원은 ‘체크 인’이고, 환자 불편 신고센터가 아니라 ‘고객 서비스’센터다.
관광서비스업은 권역별 관광자원 개발과 신규 관광지(새만금) 개발 등을 통해 전북의 대외 이미지를 제고하고 국내 자금을 유치하여 해외 관광 수요를 대체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국내로 유인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문제점은 관광객의 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그들이 국내에서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높은 물가 때문인데 지방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관광서비스의 물가 안정과 중?저가로 사용할 수 있는 호텔 등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외국 관광객들의 인식을 하루빨리 바꿔주어야만 한다. 특별히 새만금의 접근성과 풍부한 토지를 활용한 관광거점 확보가 중요하고 중국과 일본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전북만의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전라북도의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다. 전북의 강점을 활용하여 태국과 싱가포르의 의료 허브를 뛰어넘는 의료서비스사업과 새만금을 개발하여 관광서비스사업의 중심지로 열 수 있다면 동북아의 하나의 서비스 거점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유희열(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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