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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반포지효와 효심

국어 사전에서 '반포(反哺)'라는 낱말을 찾아보면 '까마귀 새끼가 자란 뒤에 늙은 어미에게 먹을 것을 물어다 줌'으로 나온다.

 

 

그리고 '반포조(反哺鳥)'는 까마귀의 다른 이름이라 했고 '반포지효(反哺之孝)'는 '반포의 효성'이라고 했다.

 

 

우리가 쓰는 말에는, 옛날 사람들이 잘못 알고 썼던 말들이 그대로 전해진 것들이 많은데, '반포지효'도 그 중의 하나다.

 

 

'반포지효'는 근본적으로 관찰 부족에서 빚어진 오류이다. 새 중에는 비둘기나 여러 종류의 가마우지와 갈매기들처럼 어미가 아직 소화가 덜 된 먹이를 새끼에게 토해 주는 종류가 많다.

 

 

남극 대륙에 사는 펭귄도 어미가 반쯤 소화된 생선을 토해서 새끼에게 먹이고 있다. 싱싱한 것을 그대로 주면 새끼가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미가 토한 먹이를 받아 먹으려면 자연히 새끼의 부리가 어미의 부리 속으로 들어가게 마련인데, 이것이 밖에서 볼 때에는 입을 벌린 어미가 먹이를 받아 먹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이유에서 '반포지효'라는 말이 나왔지만 그 행동은 어디까지나 자식에 대한 '어미의 사랑'이지 절대로 '어미에 대한 자식의 효성'은 아닌 것이다.

 

 

그러고 보면 모든 동물 중에서 자식으로부터 공양을 받는 것은 아마 사람뿐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반포지효같은 고사 성구는 하나의 웃음거리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자식의 부모에 대한 효심을 더욱 북돋우기 위해서 하찮은 까마귀까지 끌어들인 저의만은 가상하다 하겠다.

 

 

다만 고문헌의 기재는 그저 고문헌 선에서 끝나야지, 마치 그것이 어떤 진리인 것처럼 후세에 전해져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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