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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시원하고 매력있는 역할 맡았죠"

MBC '내 인생의 황금기' 주연 문소리

"속 시원하지요. 매력있는 캐릭터입니다. 여자로서 해야할 것은 다 하면서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지요."

 

MBC TV 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극본 이정선, 연출 정세호ㆍ김대진)의 문소리는 영악하면서 당차다. 시부모를 깍듯하게 공경하고 똑 부러지게 살림을 하면서 동시에 주위 사람에게는 할 말을 또박또박 하는 인물이다.

 

남편 이종원과의 대화가 백미다. 해외에서 첫사랑을 만나 하룻밤을 보낸 일을 들킨 그는 남편에게 빌다가 자기 성미를 이기지 못하고 대든다. "당신도 바람피우지 않았냐. 나는 당신이 그랬을 때 이런 식의 얘긴 입도 뻥끗해 본 적 없다."

 

시청자들도 '똑소리나고 감칠맛 나게 열연한다'(samik911800)', '이황~,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속 시원하게 풀어줘서 후련하다. 멋지다'(jks7457)' 등의 뜨거운 반응이다.

 

"사실 시청자들이 '이 여자의 정체가 뭐냐'고 지적할까봐 걱정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시청자께서 제 연기를 보고 오히려 속 시원하게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도 제가 당당하게 따박따박 이야기할 때가 예뻐 보인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이황이라는 인물이 똑 부러진 말투만큼 인생을 잘 운영해 나가는 것은 아니다. 결국 남편과 이혼한 후 역경과 싸워나가야 한다.

 

드라마는 재혼가정 3남매의 인생 스토리를 통해 부모와 자식, 사랑과 결혼 등에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소리는 남매의 맏이로 자기애가 강한 책 디자이너로 등장한다.

 

"이황은 아이를 낳고 몸은 성숙했지만 정신은 늦게 성장하는 인물입니다. 자기 잘난 줄만 알지요. 한 차례 실수 후 남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인생에서 과연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런 성장과정이 그려질 거에요."

 

남녀에게 달리 적용되는 불륜의 사회적 잣대에 대해서는 "남자에게 관대한 것 같기도 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내 남편이든 나든 안 그랬으면 하는 바람만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고 쉽지 않은 길이지만 부부가 순간순간 서로 아끼면 그게 모여 평생이 되지 않을까"라고 반문하며 "사랑은 다소 식을 수 있지만 인간에 대한 믿음은 깨지지 않도록 노력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마의 주요 얼개는 최근 개봉한 그의 영화 '사과'와도 통하는 지점이 있다. 2005년 개봉하려다가 최근 빛을 보게 된 이 영화도 첫사랑(이선균)과 남편(김태우)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는 "'사과'도 결혼 등을 선택하면서 주인공의 내면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내 인생의 황금기'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 작품을 연기할 때 남편인 장준환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조언을 얻는다.

 

"'사과'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부부로서 서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부부관계라는 것이 단순한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노력이 이기적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서로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주면서 살아가도록 애써야 하겠지요. 다만 다음에는 바람 피우는 작품은 안 해야겠습니다. 극중 배역이 부부의 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싫더라고요."

 

문소리에게 '내 인생의 황금기'는 사실상 첫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드라마 '태왕사신기'에 출연했지만 그 드라마는 워낙 대작이라 전통적인 드라마 제작 기법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기의 기본은 같겠지만 드라마 시스템 안에서 지켜야 할 룰은 달랐어요. 1시간30분에서 2시간30분 정도의 상영 시간에 맞춰 연기하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50부작 안에서 매회 수위를 조절해야 합니다. 대사량이 많은 점도 힘들었지요. 지금까지 내가 출연한 영화의 모든 대사를 합해도 이 드라마에서의 분량보다 적을 겁니다."

 

한편 그는 올 초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의 국회의원 선거운동을 지원하는 등 정치적 색깔이 강한 배우로 알려졌다. 이런 정치적 이미지가 배우 활동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그 문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정치적 발언을 할 때마다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정치 활동이 배우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되겠지요. 제가 가장 매진해야 할 분야는 정치사회활동이 아니라 배우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배우 활동이 크게 방해받는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이어 그는 "하지만 이 사회는 나 혼자만의 사회가 아니라 다 같이 사는 세상 아니냐"며 "공동의 의무와 권리가 있는 만큼 함께 고민하고 걱정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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