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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기다림 끝에 찾아온 '명인의 몸짓'

'명무 조갑녀 춤' 7일 국립민속국악원

'이젠 마음만 남아있는 춤입니다. 요즘에 와서는 스승의 얼굴은 애를 써봐도 생각나지 않는데, 활개 쫙 핀 스승의 멋과 한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젠 스승의 가르침과 저의 골수에 박힌 춤을 놓고 가려 합니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지금도 귓전에 생생합니다. "갑녀야, 닭 울었다. 그만 추고 자거라."'

 

손 하나만 들어도 춤이 된다. 올해 여든일곱의 조갑녀 명인. 춘향제 1회부터 12회까지 어린 나이에 승무와 살풀이춤을 추고 1935년 승사교 개통식에서 춤을 추며 맨 처음 다리를 건넜던 그는 열여섯살부터 열여덟살 때까지 예기 장학생으로 선발돼 광한루 완월정에서 상을 받는 등 일찍부터 남원 춤꾼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결혼과 함께 30여년 동안 춤을 접어두었다가 1971년 광한루원 완월정 낙성식에서 민살풀이춤을 추며 다시 돌아왔다. 남원에 큰 행사가 있을 때면 남편의 허락을 받아 무대 위에서 춤을 추기도 했지만, 그의 춤을 만나기란 기약 없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과 같았다.

 

7일 오후 7시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열리는 '명무 조갑녀 춤'은 제자들에게 춤을 전수하며 조용히 살던 그가 오랜만에 서는 무대다.

 

그가 추는 민살풀이춤은 이장선으로 부터 배운 것. 그의 스승 이장선(1866∼1939)은 어전에서 춤과 취악으로 종구품 참봉을 제수받은 인물로, 그는 이장선의 생존해 있는 마지막 제자다.

 

이번 공연은 어머니로부터 예인의 피를 이어받은 두 딸을 비롯해 제자들이 함께 한다. 딸 정명희씨는 전수조교로 '승무'를, 경희씨는 총연출을 비롯해 '축원무'와 '한춤'을 선보인다. 조갑녀 명인은 마지막에 무대에 올라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으로 '민살풀이춤'을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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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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