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까지 도립미술관
전북 서단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디자인과 접목시켜 '한글 한류'를 꿈꾼 전시다.
4일 오후 2시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에서 개막식을 가진 '한글·디자인'展.
한글의 우수성에 주목한 이번 전시는 캘리그래피(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 타이포그래피(활판으로 하는 인쇄술), 한글공예, 한글소설을 전주 완판본과 손으로 배껴 쓴 필사본, 순수 미술작품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이흥재 관장은 "창암 이삼만 선생으로부터 시작된 전북의 화단은 서화가 아무래도 중심"이라며 "한글날을 앞두고 조선시대 한글 완판본의 중심지였던 이 지역의 전통을 이어받아 한글을 디자인으로 승화시킨 '한글·디자인'展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영화 '취화선'과 '파이란'의 포스터와 광고 카피로 친숙해진 캘리그래피의 경우 역대 최대 규모로 49명 작가의 80여점이 전시됐다.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민체와 한국적 질감을 살린 손글씨로 서예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외쳐온 여태명 원광대 교수의 작품 '해찬솔'을 비롯해 서예를 바탕으로 독특한 서체를 CI(기업의 이미지 통합 작업)와 BI(브랜드 이미지 작업)로 연결시킨 김두경씨의 작품'밥'이 소개됐다.
한글, 서체 또는 폰트 디자인으로 불리는 타이포그래피(활판으로 하는 인쇄술)에선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개척자인 안상수 홍익대 교수와 한재준 서울대 교수의 작품 등이 선보였다. 지난해 한글날을 맞아 SK텔레콤이 전면 광고로 내세운 작품인 안 교수의 '피어랏 한글'은 나무 위에 주렁주렁 달린 'ㅎ'을 통해 쓸 때마다 늘 새롭게 피어나는 한글의 의미를 상징화한 작품. 박제화된 한글이 다시 한번 비상을 꿈 꾼 작품들이었다.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 공예도 한글을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한지공예가 김혜미자씨를 비롯해 김옥영, 김정식, 노은희, 오명희, 이유라씨가 한글의 우수성과 심미성을 덧댄 한지등, 서류함 등을 통해 한글공예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문자나 텍스트가 주가 되지 않는 순수미술 작품 중 한글을 소재로 작업한 6명 작가들의 작품도 주목을 모았다. 이창규 원광대 교수는 한글 자음을 소재로 한 유화 작품과 믿음, 소망의 글자 자음을 단순화시켜 따뜻한 색감으로 구현한 노영선씨 작품, 한글 활자를 종이로 오려 입체적으로 표현한 최정유씨 작품 등도 돋보였다.
이번 '한글·디자인'展은 10월1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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