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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100년간 민족 정체성 지켜와"

박물관 100주년 기념사업 이어령 추진위원장

우리나라 최초의 박물관은 1909년 11월1일 순종 황제의 명으로 창경궁 내에 개관한 대한제국 제실박물관(帝室博物館)으로 일컬어진다.

 

박물관 개관 100주년을 맞은 올해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어령)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박물관 100년의 발자취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령 100주년 사업 추진위원장은 2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물관이 100주년을 맞았다는 의미는 매우 크다"며 "박물관에 진열된 것은 수천년 동안 국가체제와 상관없이 내려온 우리의 정체성이 있는 물건"이라고 박물관 개관 100주년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박물관은 민족의 기억을 담고 만물을 한 곳에 망라한 곳으로 모든 것을 아우른다"면서 "어린 학생들이 박물관에서 학습하는 것은 과거의 기억을 재생시키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다. 박물관은 이제 미래를 창조하는 지적 탱크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물관이 민족의 마음을 묻어두는 '마인드마크'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100층 넘는 건축물을 랜드마크라고 부르면서 사방에 짓고 있는데 21세기엔 랜드마크가 아니라 온 국민의 정체성을 세울 수 있는 '마인드마크'가 필요하다. 국립중앙박물관뿐 아니라 작은 마을의 전시관이라도 마인드마크가 될 수 있다. 민족의 마음을 묻어두는 박물관이 마인드마크가 되자. 정신적 지주 없이 방황하는 한국인들이 마음을 함양하는데 닻으로서 역할을 했으면 한다"

 

100주년 사업 집행위원장인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909년 순종 황제는 많은 대신의 반대에도 제실박물관을 대중에게 공개했다"며 "이후 제실박물관은 이왕가박물관으로 격하되지만, 총독부박물관과 합쳐져 해방후 국립박물관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관장은 "장제스가 마오쩌둥에 패해 타이완으로 쫓겨가면서도 박물관 유물을 가져간 것은 그 유물이 국가 정통성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북한도 그 때문에 한국전쟁 때 후퇴하면서 국립박물관의 유물을 가져가려 했다"며 "100주년 기념행사는 단순히 문화기관의 기념행사가 아니라 국가의 정통성과 관련된 묵직한 무게가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그는 "21세기 박물관은 국가 브랜드의 상징이며 문화 콘텐츠의 보고"라면서 "국립중앙박물관 주변에 자연사박물관 등 다양한 박물관을 세워 뮤지엄 콤플렉스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00주년 기념행사 중 눈에 띄는 것은 29일부터 11월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100주년 기념 특별전-여민해락(與民偕樂)'이다. 일본 덴리대 소장 '몽유도원도',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수월관음도', '천마도' 등 해외에 있거나 보존상 이유로 보기 어려웠던 국내외 유물 120여점을 전시한다.

 

제실박물관 개관 100주년이 되는 11월1일에는 100주년의 상징물로 국립중앙박물관 내 거울 연못에 청자기와 정자가 건립되며 세계 유수 박물관장 등이 참석하는 국제포럼과 전국 600여개 박물관과 미술관이 참여하는 박물관 대축전도 연이어 열린다.

 

연말에는 한국 박물관의 100년 역사를 정리하는 책도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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