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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윤리와 분배의 관계

주제와 교과로 정복하는 논술(30) - 제시문

영화 '레미제라블' 의 한 장면. (desk@jjan.kr)

◆ 생각의 폭을 넓히자

 

[가] 대상과 지각자가 모두 최선의 상태에 있을 때에는 언제나 쾌락이 있는 법이다. 거기엔 쾌락의 주체와 객체가 모두 있으니 말이다. 쾌락이 활동을 완전하게 하는 것은 활동의 주체에 내재하는 상태가 그렇게 하는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쾌락은 마치 한창 나이의 왕성한 기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르는 꽃다운 청춘과 같은, 부가적인 하나의 목적으로서 활동을 완전케 한다. 그러므로 지적 대상 혹은 감성적 대상과, 식별하는 능력 혹은 관조하는 능력이 다 같이 마땅히 있어야 할 상태에 있는 한 그 활동에는 언제나 쾌락이 있을 것이다. 주체와 객체가 다 같이 불변하고 또 같은 방식으로 서로 관계하고 있을 때에는 같은 결과가 자연히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무도 계속해서 즐거워할 수 없음은 무슨 까닭인가? 우리가 피로해지기 때문에 그러한 것인가? 사실 모든 사람은 계속적으로 활동할 수 없다. 그러므로 쾌락 역시 계속적일 수 없다. 쾌락은 활동에 수반하는 것이니 말이다. 어떤 일들이 새로운 것일 때 우리를 즐겁게 해주지만, 얼마 있으면 처음만큼 즐겁게 해주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것은 마치 어떤 물건을 우리가 응시할 때에 우리의 시각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정신이 자극을 받아 그런 일들에 대해서 강렬히 활동하지만, 얼마 후에는 우리의 활동이 이완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또한 쾌락도 힘을 잃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살기를 희구하는 까닭에 또한 쾌락을 욕구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산다는 것은 활동이요 또 사람마다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것에 관해서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능력을 가지고 활동한다. 가령 음악가는 여러 가지 음률에 관해서 청각으로 활동하고, 학문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론적인 문제에 관하여 이지(理智)로 활동한다. 그런데 쾌락은 이러한 활동들을 완전케 하며, 따라서 사람들이 욕구하는 삶도 완전케 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쾌락을 찾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중략)… 사실 활동이 없으면 쾌락이 생기지 않으며, 또 모든 활동은 거기에 따르는 쾌락으로 말미암아 완전하게 되는 것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에서

 

[나] 행복을 측정하고 여러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비교하기란 매우 어렵다. 사디스트가 경험한 커다란 쾌락이 그 가학 대상이 겪는 고통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지 누가 결정할 수 있겠는가? 또는 자기 팀이 멋지게 득점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축구팬이 경험하는 쾌락과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아리아를 듣고 있는 오페라 광이 경험하는 짜릿한 환희가 어떻게 비교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런 쾌락은 섹스나 먹는 행위와 같은 육체적인 쾌락과 어떻게 비교되는가?

 

초기 공리주의자인 제레미 벤담은 원칙적으로 그러한 비교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행복의 출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행복은 그저 마음의 즐거운 상태, 즉 쾌락 및 고통의 부재일 뿐이다. 비록 이것이 서로 다른 강도로 발생할지라도 이것은 모두 동일한 종류이며, 따라서 어떻게 생겨났든지 간에 공리주의적 계산법으로 양을 잴 수 있다. 소위 '행복 계산법'이라는 것에서 벤담은 쾌락들을 비교하기 위한 지침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쾌락들의 강도, 지속성, 더 큰 쾌락을 일으키는 경향성 등과 같은 특징들이 고려되고 있다.

 

- <철학의 근본문제에 관한 10가지 성찰> 에서, 나이젤 워버턴

 

[다] 자본주의 사회가 빚어내는 빈부격차의 문제는 자유 민주주의에서 강조하는 개인주의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데서 온 결과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경제 질서의 기본 단위는 개인이고, 개인은 경제 활동에 있어서 최대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고전적 자본주의에서의 개인은 이윤 추구를 위해 경제 활동을 자유롭게 추진하게 된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을 '생산의 무정부 상태'라고 묘사하기도 한다. (중략)

 

 

개인주의가 타락하면 이기주의가 된다. 사람들이 자기 이익 챙기기와 자기 쾌락 누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남이야 어찌 되든지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할 때, 경제적 개인주의는 경제적 이기주의로 전락하게 되고, 이때 자본주의는 '천민 자본주의'가 되고 만다.

 

-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과서

 

◆ 논술문 작성하기-생각을 어떻게 정리할까?

 

논제 : 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쾌락의 관점을 비교하고, 이를 토대로 제시문 [다]의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술하시오. (900자 이내)

 

◆ 토론하기-어떻게 설득할까?

 

논제 : 천민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 예상 반론까지 포함하여 위의 주제로 토론문을 작성해 보자. (600자 이내)

 

◆ 어떤 것이 출제되었나?

 

근대 산업화 이후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분명 과거와 달리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며 문명의 혜택을 입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바로 불평등과 차별의 문제이고,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만큼 우리가 행복해졌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어려서부터 범죄자가 된다. 이 소설은 아무리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도 불합리한 사회 환경에서는 범죄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처럼 사회 환경이 비인간화되고 비윤리적이 된다면 개인의 윤리적인 노력은 허사가 되어 버린다. 즉,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은 각 개인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측면이 있고, 개인 윤리를 넘어서 사회 윤리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사회 윤리의 새로운 관점이 롤스에 의해 제시되었다. 이전에는 공리주의자들이 현실적인 경쟁이 다소 불합리한 것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입장이었으나, 롤스는 현실적인 경쟁이 애초에 공정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지적한다. 따라서 공정성을 사회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이처럼 우리는 '사회 윤리의 정립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가?', '사회정의와 효율성은 어떤 관련성이 있는가?' 등이 시대와 사회가 바뀌어도 주요 쟁점이 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논술 문제로 출제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향후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우리는 어떠한 사회 윤리를 확립해 나가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사회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 어떻게 볼 것인가? - 토론거리

 

1.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윤리적 기준은 무엇인가?

 

1) 도덕 법칙은 절대적이며, 언제나 예외 없이 적용될 수 있는가?

 

2) 결과적으로 행복을 가져오는 행위는 옳은 것인가?

 

2.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1) 쾌락은 언제나 나쁜 것인가?

 

2) 행복은 측정될 수 있으며, 비교될 수 있는가?

 

3. 사회적 약자는 언제나 보호되어야 하는가?

 

1) 기회균등 할당제는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인가?

 

2) 기회균등 할당제가 경쟁 의욕을 저하시키고 역차별을 조장하지는 않는가?

 

◆ 어떤 교과와 관련되었는가?

 

도덕(교육부) Ⅰ. 1.(2) 현대 사횡의 도덕 문제

 

윤리와 사상(교육부) Ⅵ. 3.(2) 민주적 도덕 공동체의 실현 조건

 

사회(천재교육) Ⅶ. 3.(2) 한국의 미래 창조를 위한 과제

 

정치(법문사) Ⅰ. 시민 생활과 정치 01 국가와 정치 생활

 

중학교 『국어 3-1』 (교육부) 3. 보충?심화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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