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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원불교 전북교구 봉공회

20여년 째 보은장터 열어 우리농산물 교류…10년 이어온 아나바다장터 수익 장학금으로

"봉공회 역사가 94년이예요. 원불교가 등장하면서 바로 생겼죠. 초창기 봉공회는 남녀 모두가 참여했어요. 공식적으로도 여전히 그렇지만 여성들의 참여가 늘면서, 주부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사회봉사로 눈을 돌리게 됐죠." (김명지 회장)

 

원불교 전북교구 봉공회(회장 김명지)는 일상 속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사회봉사단체다. 왼손이 하는 일은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종교단체이다 보니, 300여명의 땀방울이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겨질 법도 하건만, 소리소문 없이 꾸려온 일들 중 의미있는 것이 많았다.

 

우리 농산물 애용하기가 시작된 것은 원불교 전북교구 봉공회가 창단된 20여년 전부터. 전북교구 봉공회는 '보은장터'를 통해 각 지역 우리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를 방문, 구입한 농산물을 재료로 100여종의 다양한 반찬거리를 만들어 팔았다. 물론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 돕기로 쓰여졌다.

 

"초기엔 웰빙이란 개념도 없었어요. 명절에 액젓이나 내다 파는 정도 ? 하지만 까다롭게 했습니다. 우리 농산물이라고 하고 속여서 팔면, 당장 내쳤죠. 덕분에 품질이 유지됐고. 14~15년 전부터인가. 신토불이, 신토불이 하면서 우리 것을 찾더라고. 그때부터 날개 돋힌듯 팔렸어요. 시민들 사이에서 전북교구 봉공회 가면 우리 식품을 살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게 됐던 가봐요. 주부들 입소문이 무서운 줄 그때 알았네." (안현진 부회장)

 

원불교 전북교구 봉공회가 운영하는 '보은장터'는 '전국구'가 됐다. 지난해부터 합류한 충남 서산교구와 진도 교구도 '보은장터'에 내년을 기약했다.

 

김명지 회장은 "장터에 내놓은 일부 물건은 인기가 좋아 택배로 부쳐 달라며 송금까지 하는 고객이 생겼다"며 "진안 꼬들배기·청국장, 봉동 깻잎, 완주 생강 등은 특히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사랑 나눔 바이러스엔 불황이 없다'는 기조로'아나바나 장터'도 12년 째 꾸려온 또다른 자선사업이다. 장터를 꾸릴 장소가 마땅치 않아 먼지가 자욱한 빈 공간을 찾아 나서기를 수백 번. 전주 경원동 풍년제과 옆 건물에 마련된 장소를 깨끗이 청소하고, 지난 1년간 모아온 옷가지들을 정리해 사랑 나눔을 실천해왔다.

 

IMF 때 전국적으로 시작된 '아나바나 장터'가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는 곳은 전북 밖에 없다. 수익금 전액은 모두 장학금으로 쓰여진다. 숨은 노고를 아는 이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와서 물건을 사주기도 해 특별관리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회원들은 누가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간에 묵묵히 이끌어가는 모습에 응원을 보내주는 이들이 고맙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경제 위기로 힘든 순간도 많았는데, 힘들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며 "봉공회의 따뜻한 손길은 앞으로도 계속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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