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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건강] 물 많이 마시면 건강에 좋나

과유불급(過猶不及)…심부전 환자 등엔 '毒'

'하루에 2리터 정도의 물을 나누어 마시면 몸속의 노폐물이 물과 함께 밖으로 배설되어 피부나 변비에 도움 되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셔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몇 주전 인터넷에서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참는 경기를 하다가 물 중독으로 사망하였다는 기사를 보니,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해가 되기도 할 것 같다.

 

제인 브로디(Jane E. Brody)라는 기자는 2008년 7월 22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의 'Health & Science' 칼럼에서 잘못된 의학상식 8가지를 발표했다. 거기에는 '체내 수분을 유지하고 변비를 방지를 위해 하루에 물 8잔을 마셔야 한다는 사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다'라며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잘못된 의학상식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실제로 건강에 도움이 될까?

 

우리 몸은 2/3가 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우리 몸은 섭취와 배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물을 조절하는 호르몬(항이뇨호르몬)이 신장에서 물이 통과하는 물 통로(aquaporin)를 조절한다. 이런 조절 기능은 신체에서 물 균형을 이루게 하는 항상성을 유지하게 된다. 우리 몸은 물이 부족하면 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소변으로 물 배설을 감소시키고 반대로 물이 많으면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수분이외에는 배설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의학적인 면에서 본다면 정상인이 물을 많이 마시는 경우에 필요이상의 물은 콩팥 등을 통해서 배설되게 된다.

 

그러면 정상인은 어느 정도의 물을 마셔야 할까? 필요한 물의 양은 사람에 따라서 다 다르고 또한 환경에 따라서도 다르다. 습관적으로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도 있고, 더운 환경에서 있는 사람은 물을 더 마시게 된다.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우리가 먹는 밥, 반찬 등에는 이미 상당량의 수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음식을 충분하게 먹는 한 이미 많은 양의 수분도 같이 먹고 있기 때문에 물을 따로 마시는 양이 생각보다는 적을 수 있다. 혹시 우리 몸에서 수분이 부족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을 수 있다. 우리 몸에서는 물이 부족하면 혈액에서 삼투압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심한 갈증을 유발하게 되어서 물을 섭취하게 한다. 따라서 갈증이라는 증상을 통해서 물을 보충하려는 반응이 저절로 생기기 때문에 갈증이 날 때 물을 섭취한다면 수분 부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의학적으로 물을 많이 섭취해서 도움이 되는 경우는 여러 경우가 있다. 요로결석이 있는 경우에 물을 많이 마시면 돌을 빠져나가게 하거나 재발을 막을 수 있으며, 칼슘이 높은 경우에 수분을 섭취하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설사가 심하거나 못 먹어서 수분이 부족한 경우에 수분을 공급하면 콩팥의 기능으로 호전시킬 수 있으며, 고나트륨혈증과 같이 수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에 수분 섭취가 도움이 됩니다. 오히려 수분을 섭취하면 더 악화되는 상태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상태로는 심장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심부전 환자, 콩팥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환자, 뇌병변이 있어서 뇌압이 올라갈 수 있는 환자 그리고 혈액에서 소금성분이 감소되는 저나트륨증 등이 있다.

 

인체는 여러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도록 아주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물을 많이 먹으면 좋은가'라는 질문에 간단하게 '네'라고 대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옛말처럼 너무 부족하지 않고 너무 많지도 않는 것이 좋은 것처럼, 수분도 너무 부족하지 않게 또한 너무 많지도 않게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겠다.

 

/김원(전북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 김원 교수는

 

전북대 의과대학 졸업, 의학석사

 

전남대 의학박사

 

대한내과학회(1996) 대한신장학회(2000) 대한내과학회(2000) 우수논문상 수상

 

한국과학재단 지방대육성과제 (2003~2004)

 

학술진흥재단 지방대육성과제(2002~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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