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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김희자 오성제과 사장

"구수한 누룽지로 세계 입맛 공략해요"…20년전부터 어르신들과 전통식품 만들어

옛날 서당에서 천자문을 외울 때 '하늘 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하늘 천 따지 깜밥 눌은 밥)'라고 학동들이 장난했을 만큼 누룽지는 우리 민족에게 매우 친근한 간식거리다. 하지만 전기밥솥과 압력밥솥이 널리 보급되면서 주변에서 사라지는 추억의 음식이 되었다. 김희자 오성제과 사장(48)은 누룽지는 고소하고 담백하여 스낵처럼 먹을 수 있으며 딱딱하므로 보관하고 휴대하기가 쉬워서 아침 식사대용으로도 좋다는 데 착안해 누룽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결혼 전에는 음식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요. 결혼 후 전업주부가 되어보니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제 금산 시댁에서 같이 살았는데 겨울 농한기를 이용해서 동네 어르신들과 먹거리를 만들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지요. 그냥 내 일을 하고 싶었어요."

 

1991년 시작하였으니 올해로 20년째다. 허허로웠던 김제 벌판에 조그만 공장이 들어서고 전통과자인 센베로 시작했다. 우리 입맛을 계속 연구하면서 약과, 한과, 전병 등을 생산하다가 전통 누룽지까지 이어졌다.

 

김 사장이 누룽지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 이유는 어린이들에게 우리의 쌀 문화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라면 같이 강한 맛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고 싶다는 욕심이 있고, 김제쌀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싶다는 소망도 간절하다.

 

밥을 눌려 만든 누룽지는 첨가물이 없는 식품이다. 웰빙바람이 불면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한국인의 입맛은 물론 어린이와 외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면서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근 새롭게 출시한 컵 형태의 맛있는 햅쌀 누룽지, 몸에 좋은 현미 누룽지인 웰밥스 제품은 컵라면처럼 끓는 물을 붓고 5분 정도만 기다리면, 특별한 반찬 없이도 먹을 수 있어 직장인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특히 전통기법으로 만든 약과에 한약재를 첨가해 만든 생옥고는 우석대와 산학공동기술개발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지난해 12월 18일에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을 적용한 공장 준공 및 자동화설비 라인을 구축함에 따라 소비자에게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게 됐다며 전통식품품질인증 및 우리 지역의 쌀을 이용한 신제품 개발 등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식품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가 대단하다.

 

"간편식이 발달해 있는 일본 사람들은 치아가 약해 누룽지가 딱딱하다고 합니다. 이를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가가 연구과제지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남아권 진출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누룽지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음식이지만 누구나 먹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요."

 

사업을 하고자 하는 여성 후배들에게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거창한 생각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평소 생활하면서 문제제기가 되는 분야에 집중하면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제기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반증이지요." 라고 말한다.

 

쌀 소비량이 감소하여 쌀 소비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현실에서 고품질의 지평선 쌀을 원료로 한 누룽지 생산은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미국, 캐나다 등에 수출하고 있어 지역경제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제는 김제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원료 수매를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식품기업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이금주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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