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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30)교향곡 이야기①

'함께 어우러져 음악을 연주하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 교향악 축제'가 올해도 4월 내내 열렸다. 1988년 2월 예술의전당 음악당을 개관하면서 국내외 연주자들과 합창단, 실내악단, 교향악단들이 함께 개관 축하공연을 한 이듬해 1989년에 '교향악 축제'로 명명하고 교향악의 향연을 개최한지 22년. 교향악 축제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인 클래식 향연의 한 장(場)이 되었다.

 

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는 음악환경을 개선하고 각 지역 교향악단들이 연주를 하며 함께 교향악단의 연주능력을 향상시키자는 취지의 이 축제는 교향악의 활성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문화수준을 크게 높이는 축제가 됐다. 1996년부터는 축제를 매년 4월 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것으로 아예 축제기간과 장소를 확정하니 각 지역 교향악단 연주일에는 서울과 수도권에 겨주하는 그 지역 출신인사들이 모여 고향 교향악단의 연주를 감상하며 고향의 긍지를 새기고 오랜만의 만남을 즐거워하게도 되었다. 교향악 축제는 교향악단의 실력향상을 위한 정보소통의 장이기도 하지만 출향인사들의 고향사랑 모임의 장도 된 셈이다.

 

축제 초기에는 서울에 있는 교향악단과 지방 교향악단의 연주력 차이가 확연했으나 해가 지날수록 지방 교향악단들의 연주력이 향상되어 지금은 지방 교향악단의 연주도 서울에 있는 교향악단 못지않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전주시립교향악단도 지난 4월 14일의 연주에서 기대한 만큼의 찬사를 받았다니 반가운 일이다.

 

교향악단에 의해 연주되는 음악은 서곡(Overture), 조곡(Suites), 발레(Ballet), 협주곡(Concerto), 교향시(Symphonic poem) 등 많으나 아무래도 가장 중심 되는 음악은 교향곡(Symphony)이다. 교향곡을 연주하는 악단, 심포니 오케스트라(Symphony Orchestra)의 의미를 알아보면 교향곡이라는 의미의 심포니(Symphony)는 영어로서 그리스어 신(syn)과 포네(phone)가 어원이다. '신'은 '함께' 라는 의미이고, '포네'는 '울리다'의 뜻이니 '심포니'는 '함께 조화를 이루며 울리다'라는 뜻인 것이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는 심포니아(Symphonia)라는 용어로 쓰이다가 17세기 바로크 시대에 신포니아(Sinfonia)로 바뀌어 오페라, 오라토리오(Oratorio), 칸타타(Cantata) 등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 서곡(序曲) 역할을 했다. 오케스트라(Orchestra)는 고대 그리스에서 연극이 행해지는 극장의 무대와 객석 사이 장소를 의미했다. 대개 반원형으로 되어 있는 이 곳에서 코러스(chorus)가 춤을 추기도 했고 기악연주자가 연주를 하기도 했다. '코러스'도 춤추는 장소의 의미라니, 그리스인들은 오케스트라와 코러스를 비슷한 의미로 사용한 듯 하다. 장소를 나타내는 '오케스트라'는 바로크시대에 오페라가 나타나면서 오페라나 발레, 무용이 공연될 때 무대공연을 반주하는 연주자들이 있는 장소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무대 앞 장소 '오케스트라'에서 연주자들이 '함께 어울러 음악을 연주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다양한 음색의 악기들이 함께 조화로운 음악을 연주하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 교향곡은 이와 같은 배경에서 나타났다.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초기에는 악기 배열의 표준 준거가 없었기 때문에 악기 구분 없이 자유롭게 모여 연주하였다. 음색은 관계 없이 음역에 따라 높은 음, 중간 음, 낮은 음의 역할로만 나뉘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연주이니 음악의 전체 흐름을 이끌어가기 위한 리더가 필요했고 그 리더 역할을 바로크 시대에는 건반악기 쳄발로(Cembalo) 연주자가 담당했다. 오케스트라 맨 앞 중앙에 앉아서 쳄발로를 연주하면서 몸짓으로 음악의 흐름을 이끌었던 것이다. 당시의 쳄발리스트는 항상 그 음악의 작곡자이었기에 음악이 연주되는 장소 '오케스트라'는 무대 위의 공연자나 객석 청중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기도 했다. 고전시대가 되면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악기 구성이 체계화된 뒤에는 제1 바이올린의 우측 첫 자리에 앉는 악장이 전체 음악을 리드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과 같은 전문적인 지휘자는 교향악단 즉,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원이 2관 혹은 3관 편성 이상인 60명 내지 80명쯤이 되는 19세기가 되어서야 있게 된 것이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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