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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프로 잇단 신설..숨통 트일까

오랜기간 침체에 빠졌던 코미디계가 잇단 코미디 프로그램의 신설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tvN이 코미디 대결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를 선보이고 SBS도 '웃찾사'의 뒤를 잇는 코미디 프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미디계 안팎의 기대도 커지고 있는 것.

 

그러나 과거 유사한 시도들이 실패로 끝난 적이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코미디의 부활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코미디언들, 설 무대 늘었다 = 코미디 프로그램의 잇단 신설은 코미디언들에게 설 무대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코미디 빅 리그'는 KBS '개그콘서트' 출신 김석현 PD가 지상파 3사의 코미디언들과 함께 만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내 최초의 개그 리그제를 표방한 이 프로에서 출연자들은 11개팀으로 나뉘어 코너를 선보이고 방청객 200명으로 구성된 개그평가단의 평가를 받는다.

 

10번의 경연을 거쳐 누적 점수가 가장 높은 팀이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팀에는 1억원이 주어진다.

 

 

템포가 빠른 개그 위주의 SBS와 개그와 극이 적절히 조화된 KBS, 극적 요소가 강한 MBC의 코미디 스타일을 한 데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그러나 기존 코미디 프로그램과 얼마나 차별화된 웃음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두고볼 문제다.

 

김석현 PD는 4일 "기존 코미디 프로가 코너를 나열식으로 보여줬다면 우리는 개그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우선 소재의 영역을 확장하고 개그맨들간 경쟁심을 프로그램에 약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BS도 코미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창태 CP는 "아직 포맷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가을 개편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웃찾사'가 폐지된 지 1년이 된 만큼 새로운 코미디 프로를 선보일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미디언들은 코미디 프로의 신설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유세윤은 최근 '코미디 빅리그' 제작발표회에서 "공개 코미디에 목 말라 있었다. 피와 심장이 끓고 있다"고 했고 박준형 역시 "앞으로 이런 프로가 계속 생겨서 개그맨들이 설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타 방송사 제작진의 반응도 일단 호의적이다.

 

MBC '웃고 또 웃고' 민철기 PD는 "다양한 색깔의 코미디가 존재할 수 있도록 다른 방송사의 코미디도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청률은 두고봐야 = 신설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얻을 지는 두고볼 필요가 있다. KBS '개그콘서트'를 제외하면 지난 수년간 코미디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시원치 않았다.

 

MBC '웃고 또 웃고'는 코너 '나도 가수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시청률은 여전히 2~3%에 머물고 있고 KBS '개그스타' 역시 시청률이 2%대에 그친다.

 

SBS '웃찾사'는 장기간 시청률 부진 끝에 작년 10월 폐지됐고 코미디의 부활을 모색하며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 '굿타임0230'도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코미디 프로그램이 부진한 데는 편성 시간대가 대부분 심야인 이유도 있지만 템포 빠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 만한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장기간 부진에 따른 악순환이다. 설 무대를 찾지 못한 코미디언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이는 다시 코미디의 인기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한 지상파 예능국 간부는 "충분한 인력과 제작비가 없다보니 역량이 달린다"며 "시청률이 안나오다보니 제작비가 깎이고 적은 제작비로 꾸려가다보니 코미디언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작아져 코미디언들이 프로그램을 떠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사간 편가르기 사라질까 = 코미디의 부활을 위해 경쟁력 있는 코미디언들의 등장이 필수라면 방송사간 보이지 않는 편가르기는 사라져야할 관행으로 꼽힌다.

 

공채 출신 코미디언들은 전속 계약이 끝났더라도 자신을 뽑아준 방송사의 코미디 프로에서만 활동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다른 방송사에 출연할 경우 직간접적인 압박과 비난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한 코미디언은 "다른 방송사 예능에 출연했다고 출연 중이던 코미디 프로에서 압박이 오더라"며 "다양한 무대에서 웃음을 주고 싶은데 전속 계약도 끝난 상황에서 왜 그런 건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코미디 빅리그' 제작발표회에서 MBC 출신 전환규와 이국주가 'MBC를 등지고 왔다' 'MBC에서 제명당했다'고 말했던 이유도 이 같은 맥락에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MBC 예능국 관계자는 "전속도 아닌데 제명이란 것은 있지도 않다"며 "당사자들이 우리 제작진과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갔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제명당한 것은 우리"라고 반발했다.

 

또 다른 코미디언은 "가수나 배우는 방송사를 오가며 활동해도 괜찮은데 왜 유독 코미디언들만 다른 방송사에 가서 코미디를 하면 시청자들로부터 배신자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다"며 시청자들의 이중 잣대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코미디 연출 경험이 있는 한 지상파 예능 PD는 "많은 준비를 요하는 공개 코미디의 특성상 역량이 분산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타방송사 출연이 달갑지는 않다"면서 "우리 프로 하나만 바라보는 다른 공채 코미디언들도 있는데 타 방송사 출연을 마냥 환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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