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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 지사가 새겨야 할 3가지

▲ 객원논설위원
송하진 지사는 인품이 넉넉하다. 사람 좋은 웃음과 모나지 않은 성품이 호감을 준다. 그래서 주변에 사람이 절로 모여든다. 집안 내력으로 문화예술에도 이해가 깊고 능하다. 물론 행정에도 33년을 몸 담았으니 문리(文理)가 트였을 것이다. 다만 정치인으로서는 아직 미지수다. 그리고 조금 유(柔)하다는 평도 없지 않다.

 

그런 그가 이제 전북 도정을 내일부터 4년간 이끌게 됐다. 대과(大過)와 큰 변수만 없다면 2선 정도는 상례이니, 한 번 더 맡게 될 개연성도 높다.

 

그는 행정에 몸 담는 동안 도지사가 꿈이었다. 그리고 꿈을 이루었다. 그런 만큼 내일 취임은 가슴 벅찬 감동이 아닐까 한다. 지난 6·4 지방선거에 당선된 후 그의 주변에는 박수갈채와 덕담이 쏟아졌을 것이다. 달콤한 립 서비스가 넘쳐나고 불나방처럼 사람도 몰렸을 것이다.

 

측근 조심하고 통 크게 멀리 내다봐야

 

그러나 송 지사의 성공과 전북 발전을 위해 쓴 소리 3가지만 던지고자 한다. 유종근- 강현욱-김완주로 이어지는 민선 20년을 옆에서 똑똑히 지켜 본 결과, 하는 얘기다.

 

첫째, 측근을 조심하라. 인사는 능력 있는 인재를 널리 골라 쓰되, 측근 참모들에 너무 매몰되지 말라는 말이다. 유 지사나 김 지사 때 측근의 폐해는 더 잘 알 것이다. 더불어 송 지사는 선거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학연·지연·혈연으로 맺어진 경우는 말할 것 없고 정치인과 언론인, 교수, 상공인, 문화예술인 등 다양하다. 그들 중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도운 사람도 있겠지만 이해관계를 셈해 보고 보험을 든 사람이 상당수였을 것이다. 그들이 도정의 정책이나, 각급 공사, 인사과정에 개입한다면 송 지사의 앞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기분 좋은 사례는 아니지만 유종근 지사와 최규호 교육감이 그러했다. 유 지사는 군산 F1 그랑프리 유치과정에서 측근을 통해 돈을 받았다 옥고를 치렀다. 또 최 교육감은 골프장 건설과 관련해 선거를 도왔던 교수들을 통해 돈을 받았다 4년째 도피 중이다. 두 사람 모두 도민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둘째, 사표를 품고 다녀라. 취임도 전에 무슨 말이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통 크게 멀리 내다보라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겠다. 전임 김 지사는 전주시장과 도지사 16년 동안 열심히, 비교적 깨끗이 일했다. 하지만 씻을 수 없는 큰 오점을 남겼다. 그것은 LH 유치 과정에서 보여준 나약함이다. 당시 그는 도지사 직을 던졌어야 했다. 자신을 버림으로써 자신도 살고, 도민들의 기(氣)와 자존심도 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만약 김 지사가 사표를 던지고 물러났다면 도민들이 가만히 보고 있었을까. 그를 살리자는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졌을 것이다. 그는 배포가 작아 개인적으로 3선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고 도민들에게 “전북은 되는 게 없다”는 패배의식을 심어주고 말았다. 반면교사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다. 그는 2009년 충남지사 당시 이명박 정부가 행복도시를 수정하려 들자 항의해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그 결과 자리를 잃었으나 충청인의 마음을 얻었다.

 

전국 경쟁력 가지고 전북 발전 이끌길

 

셋째, 전국적인 경쟁력을 가져라. 한 마디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선 안된다는 말이다. 송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강봉균, 유성엽, 박철곤, 이광석을 가볍게 물리쳤다. 1등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도내에서 1등이지 전국적인 경쟁력과는 무관하다. 전북은 지금 인구와 산업이 쪼그라드는 양상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도지사의 역량이 중요하다. 그런데 송 지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남경필 경기지사는 차치하고라도 경북이나 경남, 충남, 제주 지사 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송 지사는 선거 과정에서 ‘사람과 돈이 모이는 전북, 300만 도민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제발 그 약속이 지켜지길 기대한다. 취임에 앞서 던지는 쓴 소리를 널리 양해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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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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