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정부 국정과제 지역리더 위기의식 없어 완전통합, 안호영 결단을
광역 단위의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전·충남에 이어 광주·전남이 새해 벽두인 2일 행정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앞서 통합을 추진하다 주춤하던 부울경 메가시티나 대구·경북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만약 행정통합이 성사되면 광주·전남은 인구 320만명에 지역내총생산(GRDP) 150조, 대전·충남은 인구 357만명에 GRDP 200조원 규모의 거대 지방정부가 탄생한다. 이 같은 광역 단위 행정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수도권) 과밀화 해법과 균형성장을 위해 대전과 충청의 통합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국가균형발전 전략인 5극3특과 맞닿아 있다. 5극3특은 전국을 수도권·동남권(부산·울산·경남)·대경권(대구·경북)·중부권(충청)·호남권 등 5극과 전북·강원·제주특별자치도 등 3특으로 나눠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중 대전·충남 통합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먼저 제안한 것을 이 대통령이 덜컥 받은 것이다. 정부는 행정통합을 이룬 지역에 재정·권한을 포함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1호 통합’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러한 정책의 밑바닥에는 세계적 추세인 저출산이 자리한다. 특히 한국은 2020년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다사(多死)사회에 진입했다. 인구 증가와 경제성장이 당연한 시대에서 인구감소가 뉴노멀인 시대로 이행한 것이다. 한 마디로 축소사회다. 지역소멸도 그 한 사례다. 이제 국가나 지자체, 개인 모두 미래 설계를 다시 그려야 할 역사적 대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맞춰 정부는 행정통합을 축으로 한 국토 공간 재편에 들어갔다. 광역 통합과 거점도시 육성이 기본 틀이다. 이제 행정체제 개편에 소극적인 지역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지구촌과 한국이 이렇게 돌아가는데 전북은 예외다.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이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고 있다. 전북의 현실을 보자. 전북은 지금 안팎으로 위기다. 사면초가인데다 내부 갈등 증폭으로 뒷걸음치고 있다. 급격한 인구감소와 전국 최하위의 경제력으로 17개 광역지자체 중 가장 못사는 지역이 되었다. 14개 시군 중 13개 시군이 소멸위험 지역인데다 전주마저 인구감소로 소멸주의지역으로 분류된다. 이대로 가다간 해체되든지, 다른 지역과 통합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데도 전북도민은 물론 지역을 움직이는 리더들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은 자신의 당선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도지사와 국회의원, 시장·군수, 지방의원들 모두가 그렇다.
결국 전북을 살리는 길은 전주·완주를 통합해 거점도시를 만들어 응집력을 키우는 일이 현재로서는 최선이 아닐까 한다. 열쇠를 쥐고 있는 안호영 의원은 ‘제2의 최규성’을 벗어나야 한다. 나아가 인구 2만 내외의 무주·진안·장수와 임실·순창·남원, 정읍·고창, 새만금특별지자체(군산·김제·부안) 통합 등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물론 행정통합이 지역발전을 보증하는 만능열쇠일 수는 없다. 영국의 경제학자 E.F. 슈마허의 말처럼 ‘작은 것이 아름다울(Small is beautiful)’ 수 있다. 또 행정통합의 경우 해결해야 할 과제도 첩첩이다. 통합시군의 명칭, 통합청사 위치, 도농간 불균형, 지방의회의 위상, 주민갈등을 넘어야 한다. 하지만 소멸위기에 처한 전북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갈 후대를 생각해야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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