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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김병기, 이혜훈과 혼노지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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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전북에서 민선 시장을 역임했던 A씨는 언젠가 이런 말을 넋두리처럼 했다. “말이 좋아서 보좌관, 비서관이지 사실 몸종이나 마찬가지죠” A씨는 모시던 국회의원으로부터 차량을 선물 받을만큼 나름대로 사람대접을 받았음에도 이렇게 회고할 정도면 다른 이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오래전 얘기고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으니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졌으리라. 하지만 요즘 정국의 핫이슈인 김병기, 이혜훈 사건을 보면 우월적 입장에 있는 이의 갑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집권여당 첫 원내대표였던 김병기 의원은 당직 사퇴에 그치지 않고 급기야 제명이나 탈당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발단은 그와 호흡을 함께했던 전직 보좌진과의 갈등이었다. 의원과 보좌관의 관계가 막 가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휘발성 강한 의혹은 연이어 터져나와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다. 급기야 공천 관련 금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결단의 시간이 임박해졌다. 이쯤 되면 전북에서도 과거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때 장사 좀 했던 국회의원 중에는 등에서 식은 땀이 나는 이들이 없지 않을 거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 또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부터 쏟아진 논란의 시작은 역시 ‘갑질’이었다. 의원 시절 인턴 보좌진에게 폭언하는 통화 녹취가 공개되는가 하면, 임신 중인 구의원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의혹 등도 제기됐다. 남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면 훗날 자신이 피눈물을 흘린다는 진리를 깨닫지 못한 결과다. 본인과 배우자, 자녀 명의 재산으로 약 175억 원을 신고했는데 과거 매입한 인천 영종도 토지가 공항 개발과 맞물리며 큰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투기 의혹도 일고 있다. 정치적으로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이혜훈 장관 후보자의 처리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의 잣대가 무엇인가를 잘 보여줄거다. 1983년 제5공화국 시절 정래혁씨는 국회의장에서 물러난 뒤 민정당 대표로 재임 당시, 담양·곡성·화순 지역구 라이벌 문모씨의 이른바 ‘투서 사건’으로 부정 축재자로 몰려 무려 178억원의 재산을 빼앗기고 정계를 은퇴해야만 했다. 바로 옆에 있던 사람의 변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준다. 마음을 보듬지 못한 이의 끝이 좋지 못할 수 있다는 대표적 사례다. “적은 혼노지에 있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1582년 일본 교토에 있는 혼노지에서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인 아케치 미츠히데가 반란을 일으켜 결국 주군이 사망한 사건에서 유래한 말이다. 통일을 눈앞에 두었던 노부나가가 휘하 가신의 반란으로 허무하게 사망하면서 결국 대권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거쳐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넘어간다. 김병기, 이혜훈 사건은 지역정가에도 던지는 화두가 없지않다. “약자에게 힘을 과시하는 정치인, 가까이 혼노지에 있는 적이 무섭지 않은가”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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