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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책 만들기, 지역에서 책 팔기 ② 충북 괴산 '숲속 작은 책방' 김병록 대표

북스테이·책꽂이 만들기 등 아날로그 감성 자극 차별화 / 방문객 1책 구매 의무 전략 / 작은책방 네트워크 구축 준비

충북 괴산군 칠성면의 미루마을. 조용한 농촌마을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마을에 있는 작은 서점때문이다. ‘숲속 작은 책방’. 김병록 백창화씨 부부가 지난해 4월 문을 연 이 서점은 ‘집 같은 서점’으로 유명하다.

 

경기도 일산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했던 김 대표의 꿈은 농촌마을에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었다. 자연친화마을로 조성된 미루마을에 도서관을 지으려다 미뤄지면서 살림집을 서점으로 꾸몄다. 본채와 오두막·정자에 책을 채우고 책방 간판을 내걸었다.

 

김 대표 부부가 꿈꾸는 서점은 “오고 싶고, 읽고 싶게 만들어 책에 대한 꿈을 찾아주는 공간”이다. 부부가 유럽의 책 마을을 다니면서 얻은 아이디어를 모아 그린 모습이다.

 

책방은 공간 구성부터 특별하다. 오두막과 해먹이 있는 정자, 빗소리를 들을 수 있는 데크 모두 책을 고르고 읽는 공간이다. 거실은 책방의 중심. 다락방은 어린이 서가로 구분했다. 집안 곳곳이 도서관이다. 책의 표지가 온전하게 보이도록 진열한 것도 책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책방에는 3000여권의 책이 진열돼있다. 부부가 골라 구입한 것들인데, 자연과 평화를 주제로 한 것들이 많다. “좋은 책을 고르는 일이 늘 숙제”인데, 부부가 추천하고 싶은 책과 인기있는 책으로 구분해 놓았다.

▲ 충북 괴산군 칠성면 ‘숲속 작은 책방’방문객들이 책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 책방이 책을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것은 집을 서점으로 꾸몄기 때문만은 아니다. 독특한 운영전략 영향이 크다. “서점이란, 그 곳에 들어가면 반드시 책을 한권 사들고 나와야 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를 얻었거나 친구와 만남의 장소로 이용했다면 더더욱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책 구매행위로 치러야만 하는 곳이다.” 김 대표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책 문화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서다. 책이 팔려야 출판사와 서점, 작가가 공생할 수 있다. 숲속 작은 책방을 방문하는 이들은 의무적으로 책을 구입해야 한다. 책방에서 책을 고르고, 하룻밤 지내며 부부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북스테이’도 작은 책방의 특징이다. 부부가 일일이 고르고 감상평을 곁들인 ‘띠지’와 동화책 파지로 만든 귀여운 책봉투, 손편지 등도 이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날로그 소품이다. 글자만 빽빽하게 인쇄된 책이 아니라 때로는 장난감 같고 생활용품 같은 이색 서적으로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책꽂이 만들기와 마을투어 같은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책방이 있는 곳은 외진 농촌마을이지만 책방 덕분에 방문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전국의 작은 동네책방을 소개한 책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남해의 봄날)를 낸 이후로는 유명세로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김 대표는 작은 서점과 작은 출판사가 공생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작은 책방…> 을 경남 통영의 지역출판사인 ‘남해의 봄날’에서 내고, 책을 전국의 작은 서점에 먼저 유통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작은 책방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도 준비중이다. 부부는 작은 서점들이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는 날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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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정 eun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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