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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작가회의 소설집 〈두번 결혼할 법〉·수필집 〈우리집…〉] '가족·고향' 담은 수필·소설 그 따스한 풍경을 그려내다

아홉작가 시선으로 본 가족 / 마음 담은 고향 풍경 49가지 / 화가 황진영 '문학그림' 더해

 

‘가족’과 ‘고향’은 화수분같은 글감이다. 전북작가회의(회장 김병용) 회원들이 두 ‘단어’를 부여잡았다. 생명의 근원이자 근간, 위로와 치유의 공간, 마지막 도피처 같은 소중한 글감을 꺼내 공유했다. 첫 시작은 술자리에서의 투박으로 시작됐지만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아 기획사업으로 진행했다. 그 결실이 소설집 <두번 결혼할 법> (예옥)과 수필집 <우리집 마당은 넓었다> (수필과비평사)로 맺었다.

 

소설집 <두번 결혼할 법> 은 서철원 장마리 김저운 한지선 정도상 김소윤 김경나 황보윤 이병천 작가가 ‘가족’을 테마로 한 단편소설로 꾸렸다.

 

‘가족을 묻고 가족에게 답하는’소설집에는 가족의 의미와 가치가 어떻게 해체되고 변형되고 역전되어가는지 조명했다.

 

전통적으로 가족은 혼인제도에 기반을 두고 혈연적 재생산을 통해 대를 잇고 유지된다. 사랑이라는 감성적 유대와 가부장제라는 권위에 근거한 질서가 핵심. 가족에게 혼인과 혈연, 가족애는 절대적 개념인 셈이다. 하지만 물질중심의 사회에서는 전통적 가치가 전도된다. 가족도 마찬가지. 가족내 권력관계에도 변화가 왔다.

 

작가들은 이러한 가족의 모습에 주목했다. 장마리 한지선 김소윤 작가는 혈연과 가족애를 탐색했다.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 친자식, 국제결혼, 이방의 가족 등을 앞세워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 물음을 던진다. 김저운 황보윤작가는 물질의 지배를 받아 파괴된 가족의 씁쓸한 모습을 냉정하게 그렸다. 서철원 정도상 이병천 작가는 가부장의 권위, 혼인제도가 갖는 권력의 문제를 짚어본다.

 

‘가족’을 바라보는 아홉작가의 시선은 각기 다른 소재와 형식, 문채로 펼쳐졌다.

 

“내가 쓴 산문집들은 모두 내가 사는 마을 사람들의 일 이야기들이다. 자연이 하는 말을 따라 같이 일하고, 같이 먹고, 같이 놀았던 농촌공동체의 원형을 기록했다”(김용택의 ‘섬진강이 농부에 전하는 말…’중)

 

작가들에게 고향은 문학의 힘을 일궈내는 동력이며, 문학의 생명을 잇게 하는 곳. 하늘과 땅과 사람들과 주고 받은 마음, 풀 한포기·꽃 한송이도 작품으로 태어난다. 수필집 <우리집 마당은 넓었다> 는 작가회의 회원 49명의 고향 풍경이다. 태어난 곳이거나 삶터를 일군 곳, 또는 흐릿한 사진처럼 간직한 마음의 고향을 담았다. 회원들의 고향은 전라북도 14개 시·군 구석구석을 지켜내고 있다.

백가흠소설가는 “내 문학의 근원은 소멸되고 폐허가 되어가는 공간에서 생명력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그 무한한 창작모티브로서 익산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털어놨고, 서정임 시인도 “내가 시인이 된 건 운명이기도 하지만 금수정을 오르던 옛 선비들의 피가 정기가 풍류가 내 안에 들어와 시를 쓸때마다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한다”며 문학의 토대로 고향을 꼽았다. 김병용 소설가는“내 상상력을 키워준 고향의 지명과 이야기들 덕에 지금의 내가 있다면, 이제는 그 공덕을 갚아야 할 때도 됐다”며 고향을 찬양했다.

 

복효근시인은 “어딜가면 소리 한자락 하라고 해서 소리를 못하는 나는 늘 곤혹과 함께 남원사람으로서 체면치레를 못할때가 있다”며 에둘러 고향자랑을 했다. 김종필 작가도“무주는 낮이 턱없이 짧은 곳이다. 해가 뜨는가 싶으면 어느새 달이 뜨고 별이 뜬다”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김유석 박남준 박성우 박태건 신귀백 안성덕 유강희 임명진 정성수 최기우 최동현 황숙 등의 49명의 작가도 임실 순창 남원 진안 무주 장수 김제 부안 등 14개 시군을 촘촘히 채우고 있는 산과 강, 부모형제, 이웃, 그시절의 ‘나’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돌아봤다.

 

작가와 작품, 지역이 씨줄과 날줄로 짜여진 ‘문학풍경화’에 황진영 화가가 그림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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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정 eun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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