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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사상의 자유시장은 요원한가

이춘구 전북대 산학협력단교수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 / 영국·미국 등 논리 정리·해석…한국식 이론 정립 모색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며, 진리가 항상 승리하고, 공동체 구성원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며, 공동체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사회. 이를 위해서는 공동체 구성원은 자신의 사상과 지식을 시장에 내놓고 검증 받아야 한다. 이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전제로 해야 가능하다. 존 밀턴이 주장한 ‘사상의 자유시장’이론은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구축하는데 주요한 계기를 제공했다.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은 영국에서 시작됐지만 미국에서 꽃을 피웠다. 영국의 식민지를 벗어나고자 했던 미국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절실했다. 주권자들이 모여 일반의지를 형성하고, 일반의지에 따라 국가공동체를 형성한다고 봤다.

 

서구에서의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은 시장의 힘이 커지면서 도전을 받았다. 사상의 자유시장이 기득권의 편견과 이익을 대변하는 기능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이춘구 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고조선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의 개국이념이 사상의 자유시장의 결정판이라고 주장한다. 신시(神市)에서 만인의 논의에 의해 임금이 세워졌다. 화백회의나 소도, 풍류도, 제천의식 등도 시원적(始原的) 형태의 사상의 자유시장으로 유추한다. 왕정시대의 활발한 상소나 간언, 마을 공동체의 의사결정구조에서도 그 모습을 찾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동학농민혁명과 3.1운동 등으로 계승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의 사상의 자유시장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한다. 다매체 다채널의 무한경쟁시대로 언로(言路)는 늘어났지만 보수독재논리와 자유민주논리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서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개인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공론장이 늘어났지만 공론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 이 교수는 이때문에 우리나라의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 연구가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가 펴낸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주권의 형성과 실천의 장> (이지출판)은 대한민국식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 정립을 목적으로 영국과 미국 등의 이론을 심도있게 분석했다. 이 교수는 ‘언로가 트이고 사상의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면 자유민주주의가 꽃을 피우며, 공동체는 안정과 균형속에서 지속가능한 창조적 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KBS 모스크바 지국장과 전주총국 보도국장 등을 지냈다. <자유민주주의의 공법적 고찰> <학생인권조례의 공법적 고찰> 등의 논문과 한시집 <모란꽃 동행> , <경제민주화: 자유와 평등의 조화>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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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정 eun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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