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향토문화연구회 〈전주의 인물〉 / 입지적인 45명 생애·시대상 한 권에
전북향토문화연구회가 발간한 <전주의 인물> (이치백 외)은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족적을 ‘천년고도’ 전주에 남긴 45인을 조명한 책이다. 전주시의 지원을 받아 이희권 전 전북대교수, 주명준 전주대 명예교수,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 이운룡 전 전북도립문학관장, 이철량 전북대 교수, 김승일 전 전북일보 주필, 이흥재 전 전북도립미술관장, 김병기 전북대 교수, 이경재 전 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이 글을 썼다. 전주의>
책에는 출생지가 다르더라도 전주에서 수십 년을 거주했거나 생을 마감한 인물들이 수록됐다. 후백제의 견훤을 시작으로 2014년에 작고한 화가 송수남에 이르기까지 1100여년간 예술·학문·종교·경제·정치·사회 등 지역에서 손꼽히는 각 계 인사들이다.
주 활동 시대별로 고려조에는 이규보·이문정·최양, 조선시대에 이사철·이경동·정언신·이정란·정여립·오억령·이상진·이기경·이삼만·권삼득·전우, 그리고 1900년대 이후에는 박한영·이보한·최병심·김인전·김희순·김가전·이광열·배은희·인톤·이익산·박정근·황욱·이우식·김대준·이응로·이주상·명대혁·신석정·박용상·송성용·황의섭·하반영·류청·이강오·황면주·송준호·이의주·서정상·오정숙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주의 인물> 을 단지 위인전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개인의 업적을 나열하는 대신 옛 문헌을 바탕으로 해당 인물이 살았던 시대상과 당시 세간의 평가를 같이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관점에서 또 다른 해석과 평을 내놓은 점도 흥미롭다. 전주의>
“사실 김가전 지사는 1949년 12월 15일 전북도지사에 취임하여 과로 때문에 1951년 10월 5일 순직하기까지 22개월여 재임하는 동안 특기할 만한 업적을 쌓지 못했다. 취임하자마자 도정 운영계획 하나 세우기도 전 6개월 만에 6·25라는 민족 최대의 전란에 휩싸였던 것이다.”
또한 <전주의 인물> 은 개인의 삶을 들추기 보다는 지역의 한 분야에서 명성을 쌓은 인물을 통해 전북, 전주의 역사를 쉽게 전하고 있다. 전주의>
환자를 위해 입원실에 장작불을 피우고 공터에서 개고기를 삶는 풍경이 벌어졌던 ‘황외과의원’처럼 유쾌한 에피소드 뿐 아니라, 군정의 사법부 침해에 반대하며 판사들이 대거 사표를 냈던 ‘전주법원 법조프락치 사건’ 등 암울했던 시절도 엿볼 수 있다.
이치백 전북향토문화연구회장은 서문에서 “개개인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경우도 많아 집필위원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전주의 인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보겠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보니 천년고도답게 예상밖으로 많은 인물이 배출됐다. 모두 한꺼번에 수록할 수 없어 속편을 간행할 양으로 45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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