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345명 / 지방 의료기관 인력부족 서비스 저하 우려
산업 전반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국가의 균형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의료분야에서도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 의료기관의 수도권 집중 속에 간호 인력마저 수도권 편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지방의 의료서비스 질 저하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호사 가운데 현재 현업에서 활동 중인 간호사 수는 총 21만4000여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실제 의료기관 등에 근무하는 간호사 47.6%가 수도권에 종사하고 있어 지역 간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의 경우 간호사 수가 전국 평균에 비해 낮고, 서울과는 그 차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1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간호사 수는 전국 평균 248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북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간호사 수가 229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20여명 적고, 서울(345명)과 비교하면 무려 100명 가까이 차이가 났다.
도내 한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A 씨는 “적정 간호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인력보다 간호사가 부족하다 보니 간호조무사로 그 자리를 대체하지만 업무에 차이가 있으므로 한계가 있다”며 “부족한 간호사들이 주요 업무를 모두 처리해야 해 환자 관리가 어려워지는 등 악순환의 연속이다”고 말했다.
전북에서는 한 해 평균 1,300여 명의 간호학과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있지만, 졸업생들의 수도권으로의 이탈이 많아 도내 병원의 간호 인력 수급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내 한 대학 간호학과의 경우 졸업생의 40% 정도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으로 취업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10~20%는 보건직 등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졸업 후 도내 병원에 취업하는 간호사가 전체 졸업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간호 인력 부족 현상 해결을 위해 간호학과를 신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대한간호협회의 2016 간호 관련 기관 현황에 따르면 도내 간호학과가 있는 대학은 총 14곳으로 90년대 후반 도내 5곳이었던 간호학과 수가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졸업자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간호 인력 부족 현상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방에서 배출된 간호 인력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수도권과 지방 병원의 급여와 복지 환경 차이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내 한 대학 간호학과 교수는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지방의 경우 급여와 복지환경 차이가 크기 때문에 졸업하는 간호학과 학생이나 일선 간호사들도 수도권으로 가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대학의 간호학과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급여와 복지 차이 때문에 지방에 근무하려는 간호사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 강도가 높고 환자의 욕구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간호사들에 대한 급여와 복지 수준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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