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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빵의 문제에서 찾다

원용찬 전북대 교수 〈빵을 위한 경제학〉 / 평등·자유·권리 보장 / 사회적 경제학 강조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했던 프랑스대혁명 구호처럼 빵이 곧 생명이던 시절이 있었다. 빵 같은 민중의 필수품에 도덕경제가 적용됐던 때이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른 시장경제가 들어서고, 빵에 인간의 잠재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까지 더해지면서 더이상 우리가 알던 빵이 아닌 시대가 됐다. 이러한 사회는 곧 분쟁 난민 재난 기후변화 테러 등을 일으켰고, 고통과 불안 불평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맹신했던 시장자본주의와 기존의 경제시스템은 이미 기능을 상실했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은 빵에 주목했다. 생존의 문제뿐 아니라 경제·정치적으로 중요한 상징이기 때문이다.

 

존 러스킨은 빵 속에 내재된 대화와 커뮤니케이션의 기능을 강조했고, 아시아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아마르티아 쿠마르 센은 “인간의 잠재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봤다. 마르셀 모스는 “물건 속에 영혼을 섞고 영혼 속에 물건을 썩으며 생명과 생명을 섞는”관점으로 바라봤다. 빵은 곧 평등과 자유, 권리의 상징이다.

 

원용찬 전북대 경제학부 교수는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빵의 문제에서 찾는다. 그는 저서 <빵을 위한 경제학-삶과 세상을 살리는 자본주의> (인물과 사상사)에서 “누구도 예속과 불평등의 예종(隸從)이 되지 않고 삶에 대한 자유와 권리를 가질 수 있는 사회”를 “좋은 삶과 세상을 살리는 새로운 자본주의 세계”로 제시한다. 책은 세상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석학들의 사상과 고전을 탐색한다.

 

칼 폴라니, 아담 스미스, 뉴턴, 케인스, 피케티, 버나드 맨더빌 등의 주장과 알베르 카뮈, 톨스토이 등의 고전이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졌다.

 

원 교수는 “경제학이 사회과학으로서 협애한 시장경제의 껍질을 벗겨내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와 종교, 삶과 죽음의 문제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차원에서 답해줘야 한다”며 “순수 경제학은 손을 내밀어 다양한 통섭의 길을 걸어야한다. 그것은 이익과 효용을 극대화하는 순수한 경제인의 범주에서 벗어나 연대와 협동을 이루어내는 사회적경제학일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책은 지난 2014년부터 2년동안 <월간 인물과 사상> 에 ‘여러가지 경제사상’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엮었다.

 

<칼 폴라니, 햄릿을 읽다> <유한계급론:문화·소비·진화의 경제학> <상상+경제학블로그> <일제하 전북의 농업수탈사> 등의 저서와 <독식 비판> <센코노믹스, 인간의 행복에 말을 거는 경제> 등의 역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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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정 eun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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