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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정국' 전북도민에게 물어보니…"국민 인내 폭발 임계점 도달"

▲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도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도민의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안봉주 기자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주최 측 추산 100만 명, 전주 풍남문 광장에 주최 측 추산 2000명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사회 전반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피로가 깊숙이 파고들고, 국가적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고, 이제는 세계적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1·2차 대국민담화와 전주 출신 한광옥 비서실장 카드에도 도민의 분노는 줄어들기는 커녕 극에 달하고 있다. 전북대 박세영 심리학과 교수(조직심리학)는 “12일 집회에 국민이 폭력성을 보이지 않고 자제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그러나 국민의 인내의 한계가 넘는 순간에는 극단적 과격함이 나타날 수도 있어 속히 엉킨 정국을 풀어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 시국을 바라보는 세대간의 차이는 어떨까. 연령에 따른 도민들의 현 시국에 대한 인식과 전망을 들어본다.

 

■ 10대…"영생고 학생이라 억울"

최근 전주 영생고 부학생회장 노정원(18·2학년) 군을 비롯한 영생고 학생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배후 종교로 영생교가 제기되면서 영생고를 “최태민이 만든 것이냐?”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노 군은 “주위에서 이상한 질문을 하는데, 영생고는 영생교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 20대…"청년은 더 좌절해"

도내 대학 중 첫 시국선언을 한 전북대 허재무 총학생회장(26)은 “이화여대에서 시작된 정유라 논란이 20대 청년들에게 좌절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시국선언문을 작성하기 위해 잠도 안 자고 깊은 고민을 했다”며 “노력하는 사람이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는 그 어떤 희망도 없다”고 말했다.

 

■ 30대…"어두운 사회 교육 난감"

진안 마령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이영상 교사(34)는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된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

 

이 교사는 "최근 초등학생들도 뉴스와 신문기사를 보고 내용이 어려우니 선생님에게 알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은데, 직접 촬영한 집회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고 말했다.

 

■ 40대…"종교계도 뿔났다"

최근 SNS상에서 화제가 된 전주시 호성동 호성만수 성당 건물 외벽에는 송년홍 신부(49)가 설치한 ‘박근혜는 하야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이 14일 현재에도 여전히 걸려있다.

 

송 신부는 “종교의 역할이 있듯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 박근혜 정권이 퇴진할 때까지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 50대…"뉴스 볼 때마다 화나"

주부 오연순 씨(57)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만 생각하면 열불이 터진다.

 

오연순 씨는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봐야 할지 최순실을 대통령으로 봐야 할지 모르겠다”며 “연속극도 안 보고 계속 뉴스를 통해 새로운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만, 오히려 화만 난다”며 통탄했다.

 

■ 60대…"희망 사라진 비정규직"

전북도청 청소근로자 유화자(63) 씨는 후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했다.

 

유 씨는 “현 정권은 비정규직의 처우와 최저임금 등 그 어떤 노동문제도 개선하지 않았다”며 “풍남문 광장 촛불집회에 많이 참여했는데, 갈 때마다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며 “안타깝고, 대견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 70대…"언론·野도 현실 직시를"

전주 덕진노인복지회관에서 만난 장홍덕(73)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는 언론과 야당도 헌정 질서 안에서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장 씨는 “한·일 군사협정과 미국의 트럼프 당선을 두고 대한민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국가로 전락했다”며 언성을 높였다.

남승현·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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