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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사회복지시설 비리…"기부 문화 해칠까" 우려

통계청 "기부한 경험·향후 기부 의사 등 하락세" / 전북은 단체보다 개인 참여 많아 불신감 영향 커 / 후원금 등 투명한 관리·제도적 장치 마련 목소리

#. 직장인 A씨(34)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27살부터 8년 째 매달 2곳의 사회복지단체에 5만 원씩 후원하고 있다. A씨는 힘든 어린 시절 사회로부터 받았던 나눔을 되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후원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어금니 아빠’ 사건과 사회복지시설에서 일어난 비리·횡령 사건을 보며 ‘내가 후원하는 돈이 제대로 쓰이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많은 돈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운 아이들에게 보탬이 된다고 생각했던 기부금이 누군가의 뱃속을 채우는데 사용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후원을 그만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전주 모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허위 경력증명서를 바탕으로 장애인 복지시설을 설립, 기부금과 후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가로챈 설립자 A씨가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딸 수술비로 기부받은 후원금을 유용해 왔음이 드러났고, 지난 8월에는 128억 원을 모금해 이를 유용한 ‘새희망씨앗’기부 사기 사건도 발생했다.

 

최근 전북을 비롯한 전국에서 사회복지시설이나 단체의 비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내 기부문화 정착과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초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사회조사’에서 ‘지난 1년 동안 기부를 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26.7%였다.

 

이같은 응답율은 지난 2011년 36.4%를 기록한 이후 2013년 34.6%, 2015년 29.9%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또 향후 기부 의사를 묻는 질문에도 41.2%만이 기부를 하겠다고 답해 2011년(45.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북지역의 경우 단체 기부보다 개인 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기부 불신으로 인한 타격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 따르면 전북지역 기업과 개인의 기부금 비율은 3대7 정도다.

 

2017년도 모금에서 기부금 비율은 기업 26.9%, 개인 73.1%였고, 2016년에도 기업 23.1%, 개인 76.9%였다.

 

지난 20일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내년 1월 말까지 ‘연말연시 집중모금캠페인’을 시작했지만,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목표액 74억 6100만 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일련의 사건들이 사랑의열매와 직접 연관은 없더라도 기부감소를 걱정하고 있다”며 “기부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투명한 관리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내 한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는 “복지시설의 경우 공공과 민간 운영의 중간 형태로, 자체적으로 민간 후원 모금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도내에서 발생한 사건 때문에 사회복지시설 전체를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부에 대해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유인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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